▶ 필리핀 인권 문제 지적한 반 총장 “또 한 명의 바보” 지칭

자카르타 시장을 걷는 인도네시아-필리핀 양국 정상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욕설 논란이 불거진 것을 언론의 오역 탓으로 돌리면서 "나는 오바마를 언급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와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 필리핀 교민들을 만나 "나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달 5일 다바오 국제공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마약 용의자 즉결처형에 문제를 제기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회견 질문에 답하면서 '푸탕 이나(개XX)'라고 말해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오바마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정상회담을 취소했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유감을 표시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건 언론의 오보"라면서 이미 필리핀 현지 방송사인 TV5 측이 욕설 관련 기사가 오보라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외신이 '푸탕 이나'란 표현을 '매춘부의 자식(Son of a Whore)'으로 잘못 번역해 논란을 키웠다고 주장하면서 "나는 다바오를 떠나기 전까지 전혀 오바마와 대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은 언론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언론은 자신들이 쫓아다니는 대상을 항상 최악의 모습으로 묘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바보'(a fool)라고 지칭하는 등 막말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필리핀 교민을 대상으로 지난 6∼8일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반 총장을 보고 "'당신은 또 한 명의 바보일 뿐'이라고 혼잣말했다"면서 "나는 범죄자들에 맞서는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고, 그들에게 어떤 동정심도 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6월 말 취임 이후 현재까지 거의 3천 명에 달하는 마약 용의자를 즉결 사살했으며, 유엔이 인권 문제를 지적하자 유엔 탈퇴를 시사하고 반 총장의 회담 요청을 거절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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