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본 대지진 여파라는 중론속에 ‘핵실험과 자연지진 유관설’ 눈길
12일(이하 한국시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 북한 핵실험과는 관련이 없으며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들은 북한의 잦은 핵실험이 지진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인터넷에서 제기되는 의문을 일축하며 "규모 5.0 이상 지진은 북한 핵실험 이전에도 자주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핵실험이 (지진 발생에) 그렇게 영향을 끼칠만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지진은 지각의 힘이 응축돼 자연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땅에 응력이라는 큰 힘이 축적됐다가 팽창하면서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지진의 원인을 주향이동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난 것 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꼽았다.
지질학계에서는 그러나 핵실험과 자연지진과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특히 1970∼1980년대에는 핵실험과 자연지진과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연구도 있어 이를 뒷받침하는 논거로 사용된다.
미국 정부는 1992년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서 지진이 일어난 후 앞서 네바다주에서 진행한 핵실험과 지진 발생을 연관 지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핵실험과 이번 지진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진보 언론은 1976년 일본 도카이대의 연구팀과 1989년 캐나다 뉴브런즈윅대의 개리 화이트포드 교수의 연구 등을 인용해 이를 거세게 비판했다.
도카이대 연구팀은 "핵실험은 지진과 지구의 축이 흔들리는 것 등과 연관이 있다"며 "150킬로톤 이상의 위력을 내는 핵실험을 했을 때 지구의 극이 1m까지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화이트포드 교수는 첫 핵실험이 1950년에 이뤄졌다고 대략 기준을 잡아 20세기에 일어난 진도 5.8 이상의 지진을 분석, 1900∼1949년에 일어난 지진과 1950∼1988년에 일어난 지진으로 분류했다.
연구에 따르면 핵실험 전에는 매해 평균 68건의 지진이 일어났다. 반면 핵실험 후에는 매해 평균 127건으로 수치가 뛰었다.
화이트포드 교수는 또 1953년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지진을 분석해 1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지진의 62.5%가 핵실험 며칠 후에 발생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모두 우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비록 북한 핵실험이 이번 지진과는 관련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핵실험 자체가 자연재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핵실험이 화산 폭발을 촉발할 수 있다고 올해초 예측한 바 있는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규모 7.0의 인공지진을 일으키는 핵실험이 진행되면 백두산 마그마방 안에 압력이 가해져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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