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교류” “특정 목적” 연령별 성격 달라
▶ 30~40대 업주들은 “은행이 안전” 시큰둥
샌디에고 한인들 사이에 계모임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에 들어 제2 금융권의 성격으로 바뀐 계모임은 계원들이 금융조합원의 역할을 한다.
카운티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각종 계모임도 이런 성격으로 이민 역사만큼이나 그 뿌리가 깊다.
지역 한인들 사이에서는 다수의 계원들을 확보하고 있어 여러 계모임을 다수 운영하고 있는 L씨는 “계모임의 역사는 한인 이민 역사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며 “이민 생활을 하면서 은행 대출조건이 까다롭고 문턱이 높아 친한 사람들끼리 계모임을 만들어 창업이나 운영자금 등을 목적으로 계모임이 조직된다”고 말했다.
이어 L씨는 “콘보이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대부분이 어떤 형식으로든 계모임에 가입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인들이 안정적인 은행보다 계모임을 통해 금전보전행위를 하는 것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세금 부담도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K씨는 “대부분의 계는 1년에서 2년 기간으로 조직된다”며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나름 쉽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로 계모임에 가입하고 있고, 이에 대한 세금 부담도 없어 차후를 대비해 계에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계에 가입된 계원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당업을 하고 있는 한인 L씨는 “같은 계원들끼리 신규 비즈니스나 폐업 혹은 확장하는 업소들의 정보를 알 수 있어 매월 정기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런 계모임에 대해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인 업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 같은 현상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롭다는 것을 바탕으로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과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을 통해 수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K씨는 “계모임은 피해 발생 때 은행과는 달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어렵다”며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근거가 있어 안전한 은행을 선호한다”면서 “굳이 계모임을 통해 자금을 융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성세대들이 자금융통과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계모임을 조직했다면 젊은 세대들은 여행이나 성형, 미용 등 특정 목적에 맞춰 계모임을 만드는 경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계모임은 법적 보호장치가 없어 ‘독’이 되기 싶다는 단점이 있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계모임이 깨지면 피해자들이 법적인 수단을 통해 보상을 받으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는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률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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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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