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구라도 아프면 서로 병문안해주기로 약속해요”라고 말하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건강하기만 하던 친한 언니가 갑자기 2주 입원해 있는 동안 방문자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서 과연 내가 아프면 문병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 품앗이라도 하자고 이야기를 건넸답니다. 퇴원해 치료중인 언니 집에는 지금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답니다.
웃으면서 꺼낸 말이지만 내가 지금까지 잘살아왔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게 됐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다 바쁩니다. 이렇게 매일매일 바쁜 사람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문안오는 것은 언니가 사람들한테 베푼 인간적인 정과 나눔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차량이 없어 이동수단이 불편한 나이드신 분들을 위해 그분들의 발이 되어드리고, 이곳에 살면서 한국음식을 그리워하는 노인분들을 위해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갖다드리고, 집안에 문제가 있어 도움을 필요한 분에게는 먼 지역이라도 며칠이 걸리더라도 마다하지 않고 동행해 문제를 해결해 주니 언니 주변에 사람이 떠나질 않습니다.
또 사람들을 자주 불러서 나물밥, 감자탕, 올망대도 해주고 스테이크, 갈비, 새우 그리고 옥수수도 구워주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음식도 넉넉히 싸 주는 푸근한 마음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언니는 정말 주변사람들을 위해서 한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니 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병원으로, 집으로 찾아온 겁니다. 아마도 다들 마음으로는 매일매일 오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덕을 쌓거나 아니면 덕을 까먹으면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잘살아간다, 못살아간다 하는 것도 결국은 덕을 쌓았는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고 해서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요걸 몰랐지, 요걸 몰랐지…”라고 어렸을 때 불렀던 노래가 불현듯 생각납니다.
갑자기 언니집 뒷뜰에서 가서 언니와 언니 아저씨가 구워주시는 갈비, 새우, 옥수수가 먹고 싶어서 언니가 빨리 완쾌되시라고 기도를 많이 해야겠습니다.
<
케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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