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날짜가 빠르게 임박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미 전역에서 아태계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투표율은 항상 가장 낮다. 그래서 이 선거를 위해 아시안 지역사회를 섬기는 많은 민간 비영리단체들이 아시안들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며 돕고 있다.
하지만 나는 유권자가 아니다. 나는 아직 투표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아태계 미국인들의 유권자 등록에 힘써왔으며, 한인들 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버마, 필리핀 커뮤니티에 속하는 유권자들의 등록을 도우며 각 문화의 시민참여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접하게 되었다.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만남은 우리 병원의 한 베트남 환자였다. 시민권이 있으니 유권자 등록을 하라고 권했을 때 그는 손사래쳤다. 투표를 포함한 정부와 관련된 행동은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 이유는 베트남 전쟁 때 공산당 정부로 인해 그와 그의 가족이 본 엄청난 피해와 고통에 대한 충격으로 정부에 관여하지 않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때 난 그에게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그의 경험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의 반응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야 나와 우리 지역사회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이다. 나도 그렇게 믿기 때문에 아직 투표권이 없지만 열심히 유권자 등록에 동참하고 있다고.
나는 시민참여란 결국 나와 우리 가족, 또한 우리의 지역사회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투표권이 없는 나 자신에게 말한다.
내가 설사 투표권이 없다고 해도 시민참여의 활성화를 도모하여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지역사회의 한 일원인 나에게도 중요한 일이라고. 그리고 모든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나 자신을 위해, 나의 가족을 위해, 또 우리 지역사회의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당신의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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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난씨는 UC버클리에서 영양학(신진대사 및 생리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아시안헬스서비스(Asian Health Services) 지역사회 건강/의료교육 담당자(커버드 캘리포니아 CEC, 한인사회 아웃리치 등)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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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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