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채옥이 한테서 소식이 왔다. 커다란 바다 사이를 두고 연일 계속되는 막장에 푸욱 빠지다보니 잠깐 깜빡했다는거다.

‘파-인, 훳쓰업?’닉슨쪽에서 불만이 터져 왔다는거다. ‘대한민국에서는 시시콜콜 스캔들만 터지면 무슨 ‘...게이트, ...게이트’ 하는데 정말이지 기분 잡친다는거다. 그동안 수많은 ‘...게이트’ 를 보면서도 참고 참았지만 이번에는 시답잖은 무당 아줌마까지 귀신탈을 쓰고 나와서 게이트 어쩌고 하니 도저히 자존심 상해 참을수가 없다는 거였다.

‘노, 노. 그게 아닙니다.’일단 흥분을 가라 앉히기 위해 다독 거린 후, ‘이번 게이트에는 무당 아줌마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과도 연관되고 또 바이아그라까지 투입하여 그 품격을 아주 높인 스캔들이니 그렇게 역정내실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됩니다.’‘그럼 왜 애초부터 ’근혜 게이트‘ 라고 하지 않고...?’‘아! 그건 우리 대통령님이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어 놓은 순실 아줌마 꼭두각시 허수아비였었는지 아니면 그아줌마 일당을 보이지않는 끄나플로 지휘한 비선상 총두목 아리아였는지 확인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두목이었다는거로 확인이 되면 어쩌면 아버지 대망신 시킨 죄를 포함해 정희게이트, 아니, 아예 ‘코리아게이트’ 라는 세계 최고명품 이름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네요.’ ‘아, 그래요? 인제 속이 좀 풀리네. 아침에 잘 먹은 쓰레기국이 넘어 올려고 까지 했거든요.’‘쓰레기가 아니고, 시래기.’‘아! Thank you. 가만있자, 아줌마가 바로 채옥이라는...?’‘네.’‘오! 그렇군요. 옛날 백악관을 통채로 전세내서 살 때 우리 정보망을 통해 아줌마를 찾은 적이 있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로다...’‘나를 왜 찾으셨는지요?’‘그거야 Watergate를 어떻게 해결해서 탄핵을 면하나 자문을 구할랴 했던거죠.’ ‘근데 왜 안부르셨어요.’’이씨 왕조시대의 어느 깊숙한 시골 마을에 산다는 아줌마를 찾기가 어렵드라구요, 그때는 구글 맵 도 없을때라 더더욱 거의 불가능이었죠.’‘그런데 아저씨,’ 채옥이도 뿔났다. ‘어리고 예쁜 아가씨한테 아줌마, 아줌마 하는거 실례라는거 모르시나요?’‘나 한국말 잘몰라요.’ 따지고 보니 뭐, 그럴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날은 뿔나는 날이었나보다. 뿔난사람 또있단다. 이번 화제의 주인공인 순실 아지매도 뿔났다는거다. 그것도 많이... 거짓말과 치욕속에 쫓겨난 참 나쁜 전직 대통령과 게이트건 뭐건가로 자신이 엮인다는게 도저히 참을수가 없다는 이유란다.

육갑꼴갑덜떠네...

‘그날 고생 많았겠구만.’ 웃음이 난다.

‘그 정도로야 천하의 채옥이가 아니죠.’ 역시 웃는다.

어떻든 아직도 한참 정신 못차리는 최아줌마한테 소원대로 새이름 하나 지어주었다고 했다.

‘뭐라고...?’‘순실이 문짝.’ 그리고 닉슨팀에게는 이참에 아예 그걸 전세계 모든 나라에 특허를 내서 그걸 쓰는 사람들한테서 돈을 받으라는 아이디아를 주었다고 채옥이는 말한다. ‘그랬더니?’싱글벙글 했단다. 거기에서도 El dinero es el Rey(Money is the King) 인가보다.

<신해선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