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나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할 때까지 나는 자원봉사를 해 본 경험이 없었다. 결혼 후 미국에 와서 살면서 미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자원봉사 문화를 경험한 것은 내 삶의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아이를 부모와 교사가 함께 운영하는 협동(Co-op) 프리스쿨에 보내면서, 수영 팀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그야말로 순수하게 봉사하는 미국 학부모들을 보았다. 그런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나 스스로도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져 갔다. 아이들이 좀더 크면서 나는 아이들 학교뿐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미술관에도 짬을 내어 봉사하러 다녔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는 미국 사회를 경험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그들에게 기여한 것보다 내가 그들로부터 받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동네의 도서관에는 영어를 배우고 싶은 성인에게 일대일 튜터 봉사자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영어를 더 배우고 싶어서 신청을 했고, 웬디 셔먼이라는 은퇴한 초등학교 교사와 연결되었다. 공교롭게도 웬디는 미군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서 60년대에 고등학교를 다닌 한국과 인연이 특별한 분이었다. 4년간 만나다가 몇 달 전 남편의 직장 때문에 텍사스로 이사를 가게 되어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었지만 성품이 친절하고 정이 많았던 이 분과의 인연을 나는 아주 각별하게 기억한다. 웬디는 남을 돕는 것이 몸에 밴 분이었고, 웬디가 내게 보여준 가족간의 존중과 사랑은 내가 미국이라는 더 넓은 곳에서 살면서 보고 느낀 한 차원 높은 인간관계였다.
또 웬디를 통해 미국에 ‘결혼 컨퍼런스(marriage conference)’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영위하기 위한 팁, 결혼 후에 닥칠 수도 있는 위기 극복 방법에 대해 미리 교육받는 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부모로부터 받는 가정 교육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도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도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 이런 교육 시스템이 있으면 증가하는 이혼율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민지 한국 복식 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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