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분이 편지로 문의를 해왔다. 본인은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려서 고생을 한다고 했다. 이런 분들을 위해 답장 겸 글을 올린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폐암으로 인해 1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 진행된 폐암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4~6개월밖에 되지 않는 무서운 병이다.
최신 치료제를 통해 생존 기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진행된 암의 경우 완치가 어려운 악성 질환이다. 폐암의 주된 원인은 흡연이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다. 비흡연자의 폐암은 흡연자의 폐암과 생물학적, 역학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남성 폐암의 15%, 여성 폐암의 53% 가량이 흡연과 무관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 폐암의 60~80%는 흡연과 상관없이 발생한다.
이런 분들은 진단시 연령이 흡연자 폐암환자보다 젊은 것으로 되어 있다.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일부 학자들은 간접흡연이나 라돈 등 환경 물질에의 노출, 기저 폐질환, 발암성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비흡연자의 폐암은 주로 선 암(adenocarcinoma)이다. 이는 흡연자에서의 폐암이 주로 상피세포 암(squamous cell carcinoma)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여러 가지 유전자 발현 양상과 변이에서도 차이가 발견되고 있는데 특히 비흡연자의 선 암에서 발견되는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유전자 돌연변이는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폐암 표적 치료제인 타시바(Tarceva)는 EGFR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 표준 항암 화학요법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크리조티닙(Crizotinib) 또한 ALK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에 탁월한 효과와 안정성을 보여 곧 미 연방식약청(FDA)의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약제들은 암을 완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진행을 느리게 할 따름이다.
따라서 약제를 복용하는 기간 동안은 효과가 있지만 끊게 되면 암이 다시 자라게 된다.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결국 암이 내성이 생기게 되어 표적치료제를 계속 복용해도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최근 폐암 치료는 빨리 자라는 모든 세포를 죽이는 부작용이 많은 기존의 항암 화학요법에서 생체표지자(Biomarker)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표적항암제를 선택하는 맞춤형 치료로 나가고 있다. 이런 표적치료제는 항암제에 비해 구토, 탈모, 면역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적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물론 이런 표적치료제도 피부발진, 피로,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항암제보다는 더 견디기 쉬운 치료라 볼 수 있다.
폐암은 비흡연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호흡기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반드시 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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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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