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은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도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이지만 이제는 옛날의 유대인들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그중 하나는 우리 한인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각자 조금씩은 다르고 조금씩은 같기도 한 이유로 한국에서 떠나왔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조금씩은 다르게 또 조금씩은 같게 유지하며 교포, 한인, Korean American등이란 이름으로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실 한국에 가면 아무리 한국인인 척하려 해도 유행이 다른 옷 때문인지 한국과는 다른 화장법 때문인지 미국에선 잘한다고 자부하는 한국어도 한국에선 서툴어져 버려서인지 교포냐고 다들 단박에 알아버려 내가 더이상 한국인이 아니라고 느껴져 버릴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미국에서도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게 좋다. 나는 미국 안에서도 굉장히 보수적인 곳에서 고등학교를 보냈었는데 한인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미국인이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다른 교포 한인 아이들과 노는 것을 심하게 반대했었다. 그래서 마치 한국인이라는 것이 많이 부끄러운 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렇지만 나는 대학에 온 후 한국 사람들과 한국말을 하고 한국음식을 먹는 게 얼마나 마음 편하고 좋던지.
이렇게 나는 나와 같은 한국 사람들과 한국말을 하고 콩글리시(Konglish)를 쓰고 한국음식을 먹을 때에 가장 한국인이라 느껴지고 마음이 편하다. 또 어떤 친구들은 케이팝(K-Pop)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어떤 친구들은 전통 사물놀이를 배우며 또 어떤 친구들은 한국어를 배우며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Korean American 으로서 각기 조금씩은 다르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한다. 미국에서 백인이 아닌 우리를 가장 편안하고 친근하게 알아주고 격려해주는 문화는 미국에서 사는 한국 사람들이 만든 우리 Korean American 커뮤니티이지 않을까?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각기 조금씩 다르게 또 조금씩 같게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한국을 떠나와서도 각기 조금씩은 다르고 조금씩은 같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생각해본다.
<김수희 KCCEB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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