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KPA에서는 자녀들이 학교에서 읽는 책을 엄마들도 읽어보자는 취지에서 Mom’s 북클럽을 만든 적이 있다. 미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적 없는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녀들이 학년이 올라갈 수록 학교에서 무슨 책을 읽는지 잘 알지 못하고, 내용의 검증은커녕 줄거리도 잘 모르기 때문에 자녀들과 책에 대해 얘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나도 이참에 영어공부도 하고 아이들과 소통도 해야겠다 싶어 북클럽에 가입했지만, 결혼하면서 언제 책을 잡아봤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던 나에게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의 얇은 책조차 선뜻 엄두가 나진 않았다. 하지만 자존심 문제도 있고 해서 일단 3학년 수준의 소설책을 골라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물론 단어를 찾지 않고서는 넘어가는 페이지가 없어 처음엔 자존심이 팍팍 상했지만, 차츰 읽으면서 속도도 붙고, 책떨이(!)하는 재미도 있었다. 심지어 몇개월 뒤엔 영어소설책을 보면서 울고 있는 나 자신에게 놀랍기도 했다.
책 분량에 따라 2-3주마다 만나 책에 대해 후기를 나누면서 엄마들끼리 함께하는 북클럽은 재미가 더해가고, 몇년 지나 20권가량 읽다보니 나중엔 신작 소설도 골라가며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실망스럽게도 단어 찾는 횟수가 그다지 줄진 않았지만, 그래도 영어울렁증은 다소 줄어가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내 아이들은 한국말을 잘 해서 나의 영어실력이 그로서리 영어 이상으론 늘진 않고 있지만, 자녀들과 함께 책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또한, 자녀가 어리다면 미국 사람들이 잘하는 Bed Time Story Telling을 습관처럼 해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뇌 발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말이다. 가끔씩 어릴 적 사진을 보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얘들도 추억의 힘으로 사나보다(?) 하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예쁜 추억을 심어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책이든 한국책이든 어른이 되었어도 북클럽을 한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자녀와 함께 책을 읽거나 같은 영화를 보면서 공감대를 유지해 가는 좋은 비결이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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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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