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8년 전 뉴욕 다운타운 인근 허드슨 가에 위치한 아이보리 벽돌 빌딩의 16층.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민권운동 법률 사무소“라며 극찬한 흑인인권단체 전미 유색인종 지위향상협회 법률 교육기금 단체 (NAACP LDF)에서의 첫 날을 기억한다.
당시 나의 사무실과 책상은 현대식과 거리가 멀었다. 전 직원으로부터 물려받은 낡은 책상은 유리컵 자국과 오랜 세월로 인한 상처들로 가득했다. 달갑지 않은 마음으로 자리에 앉은 그 때 사무총장이 환영인사를 위해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는 툭 던지는 말로 그 책상이 더굿 마셜이 미국 최초의 흑인 연방대법관이 되기 전 사용한 책상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O 자 형태로 선명하게 남아있는 유리컵 자국이 마셜과 그의 동료들이 민권운동 당시 남부의 차별 철폐와 법정 소송을 위한 전략을 짜내기 위해 두루 앉아 고심한 흔적이라고 말했다.
마셜 대법관은 모든 소수인종에게도 평등한 교육의 기회가 허락되어야 한다는 그 전설적인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Brown v. Board of Education)’ 변호를 맡았다. 그 책상 위에서 이루어진 일들이 있어 오늘날 나를 포함한 소수인종이 기회의 평등을 누리고 있음을 인식하면서 그 순간 감사에 겨워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
한인들은 이민 후발 주자이자 소수인종 중에서도 소수민족이다. 그만큼 공동체 의식과 목소리를 강화해야 한다. 우선 다가올 2017년 LA 시 선거에 15개의 공직이 걸려 있고 150명이 넘는 후보들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 현재 한인 후보는 단 한 사람이라고 한다.
LA 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에 33만5천여 명, 남가주에 45만여 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한인들의 대표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로 인해 한인사회의 가려져 있는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한인사회의 빈곤층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한인 노인들이 한인타운 및 LA지역의 저소득층 노인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서 4년에서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제기해줄 수 있는 대표가 우리 한인사회에 필요하다.
한미연합회는 우리 앞에 많은 과제가 놓여져 있음을 인식하며 커뮤니티를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 한다. 주류 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경험과 생각들, 커뮤니티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나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이슈에 대한 의견을 이메일(joon@kacla.org)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커뮤니티의 이민 1세 어르신들의 지혜와 통찰력 그리고 젊은 세대의 창의력과 열정을 함께 합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사명은 여러 세대에 걸쳐 존재하는 취약 계층, 소외 계층과 상위 계층을 하나로 연합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우리의 후손들을 보다 넓고 안전한 길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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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영 한미연합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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