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이민정책 담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용어는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 청소년추방유예)와 DREAMER(드리머)다. DACA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와 여기서 자라고 적응한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가진 서류미비 드리머들에게 노동허가증을 발급하여 이 사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행정명령이다.
드리머란 쉽게 말하자면 학력이 높거나 미군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한 모범적인 서류미비 청소년들을 칭하는 단어다. 2010년 드리머들에게 영주권-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줄 연방 DREAM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이 안타깝게 상원에서 실패했고, DACA는 그 이후 학업을 노동시장에 들어갈 시기가 된 많은 드리머들을 위해 생겨난 임시적인 방안이다.
트럼프는 당선 전부터 DACA를 폐지할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최근에는 드리머들을 위해 긍정적인 방안을 모색해보겠다는 말을했다. 드리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조바심에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많은 드리머들은 이 명칭 자체를 거부한다.그 이유는 ‘드리머’란,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회가 정의하는 소위 ‘모범적인’ 이민자만이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해석을 포함하며, 그 범위에 들지 않는 대부분의 서류미비자들은 불법을 행한 자, 범죄자 등으로 분류되는 부당한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또 이민사회에 good immigrant와 bad immigrant를 대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분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드리머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이유가 ‘본인들의 의지와 달리’ 이들을 데려온 부모 세대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이유인데, 이 주장은 이 청소년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부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왜냐하면 서류미비 청소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원이 된 것은 1세대 이민자인 부모님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민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진보적인 주정부, 도시, 대학 캠퍼스들의 친이민 정책들과 드리머들을 향한 트럼프의 긍정적인 태도를 환영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난 30년동안 이루지 못한 포괄이민 정책만이 드리머들 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 기여하는 숨어있는 모든 이민자들이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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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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