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정상가가 없어요” 얼마 전 한인타운의 한 대형 샤핑몰 입주 상인이 한 말이다. ‘대대적인’ 세일의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모두가 할인하고, 또 모두가 할인가를 기대하는 때 인만큼, ‘세일’이 무의미하다는 뜻이었다. ‘세일을 해서 손님이 많이 오는 것이 아니라, 안 하면 더 안 오니까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야말로 ‘고군분투’다. 가격이 낮아지고, 공짜 선물이 쏟아진다. 닫혀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순간을 붙잡기 위해서, ‘연말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만큼 매출도 따라주면 좋겠지만, 타운 내 상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발길 자체가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비단 한인타운 상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오프라인 소매업소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 감소와 이에 따른 매출 하락은 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 시장조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추수감사절과 25일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 내 오프라인 소매점의 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줄었다. 이틀간 매장에 방문한 고객 수는 전년에 비해 1% 줄었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소매점의 순 매출은 무려 10% 가까이 줄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틀간 소매업체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5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사상 처음 30억달러를 넘겨 3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1.6% 증가한 수치다.
많은 소비자들이 상점에 직접 가는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을 택한다는 얘기다.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인업소들은 어떤가. 주류 소매점들이 소비의 중심을 따라 큰 걸음을 옮기는 동안,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대형 마켓을 제외하고는 자체 온라인 샤핑몰을 보유한 곳도 손에 꼽을 정도다. 웹사이트가 있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손이 닿지 않은 것 같은, ‘구색 맞추기’로 보이는 곳이 대다수다.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대형 샤핑몰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오래 전 문을 닫은 곳이 여전히 입점 업체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곳도 적지 않을 정도로 업데이트가 늦다.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창구 역할은 커녕, 정확한 정보 전달의 역할도 부족한 모습이다.
물론, 온라인 관리에는 적지 않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영세 업주들 입장에서는 관리도 부담스럽고, 원활한 운영의 자신감도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손을 놓고 있다 보면 ‘제자리걸음’은 어느새 ‘뒷걸음질’이 될 수도 있다.
당장 말끔하게 잘 만든 웹사이트가 아니더라도 카톡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부터 우선 한 걸음 내딛어 보는 것은 어떨까. 소비층도, 소비 방법도, 소비 트렌드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한인업소들도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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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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