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사는 웰빙(well-being)을 넘어선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를 잘 먹는 웰에이징(well-aging)이 행복을 위한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 평균 수명이 90을 향하고 있으니 관심이 늘 수밖에 없다. 모든 일은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중심축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풍요로운 인간 관계란 변함없는 가치관을 가진 믿음 중심의 대인관계인 웰에이징을 뜻한다.
얼마 전 소녀상 기림비 건립 행사의 하나인 ‘눈길’이라는 영화 상영이 있던 날, 로비에서 지인들을 만났는데, 어떻게 (차편) 오셨냐는 질문에 어느 분께서 “우리는 호박 넝쿨이라 함께 왔다”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모두를 웃음짓게 하였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웃음의 만남은 매순간 엔돌핀을 만들고 파란 신호등을 만난 듯 행복과 즐거운 기억을 갖게 해준다. 인간 관계라 하면 인륜적, 사교적, 목적 달성을 위한, 출세 지향적인 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렇듯 인간 관계는 상호 관계를 묶어가는 매듭이며, 거미줄이며, 호박 넝쿨 같은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서로를 개발해가는 인간 관계가 중요하다.
우리는 하늘의 구름들이 만났다 흩어졌다 하는 것처럼, 미우면 미운대로, 고우면 고운대로 인연을 맺어가고 있다. 피천득은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이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고 했다. 즉 관계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좋은 관계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서로의 노력에 의해서만 얻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 이득이 되는가 안 되는가를 따지지 않는, 마치 본질적으로 묻지마 협동 정신을 가진 개미처럼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가운데 좋은 관계의 웰에이징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살아가면서 인연 맺는 숫자가 늘어 갈수록 서로 다른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한 공동체를 이룰 때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인간 관계에서 기다림보다 더 큰 관계의 줄은 없다.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인 오늘, 난 어떤 인간 관계로 웰에이징하며 살게 될까 생각해본다. 마라톤처럼 공통의 목표를 향해 같은 방향을 보며 달리면서 함께 느끼는 즐거움의 넝쿨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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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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