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거불충분으로 유일한 용의자 풀려나…“다양한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베를린 트럭테러를 수사 중인 독일 당국이 유일한 용의자를 석방하고 범인 검거작전을 재개했다.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으나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무장한 채 잡히지 않은 테러범이 추가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AP·dpa 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20일 트럭 돌진 테러 용의자로 체포했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나베드 B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하고 나서 테러범을 추적하고 있다.
나베드 B는 테러 현장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전승기념탑 근처에서 붙잡힌 후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해왔다.
검찰은 이 남성이 범행에 쓰인 스카니아 트럭의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는 추가 증거를 찾을 수 없어 석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수사당국은 용의자 석방 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무기를 소지한 테러범이 잡히지 않은 만큼 추가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독일 사회를 엄습하고 있다.
유럽에게 빈번하게 테러를 자행한 IS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해 우려는 더욱 크다.
IS는 이날 연계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독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아마크통신이 인터넷에 게재한 성명에 따르면 IS는 "(IS 격퇴) 국제연맹 참가국 국민을 표적으로 삼으라는 요청에 IS의 한 전사가 독일 베를린에서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사건 배후에 IS가 있는지, 테러 기획과 실행에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지는 테러를 실행한 범인과 관련한 추가 단서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IS는 이번에 배후를 자처하면서도 누가 공격을 실행했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발생한 IS 연계 테러 사건 상당수는 IS가 기획하고 조직원에게 지령을 내려 저지른 것이 아니라 각지에 있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IS 사상에 도취해 자의적으로 저지른 테러였다. IS가 불특정 추종자들에게 서방을 공격하라고 선동하고 나서 실제 테러가 발생하면 "우리 전사가 한 일"이라고 발표하는 식이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독일 공영방송 ZDF에 "실제로는 테러리스트의 갱단인 이른바 'IS'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려난 나베드 B 외에 당국이 지목한 다른 테러 용의자가 있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FT,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들은 당국이 나베드 B를 석방한 것은 그가 범인이 아니며 진범은 도주 중이라는 뜻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데메지에르 장관은 "진범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긴급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대중지 디벨트는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경찰관을 인용해 독일 경찰이 진범의 추가 범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관은 "독일 경찰은 엉뚱한 사람을 체포했고, 이로써 수사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진범은 아직도 무장했고 체포되지 않은 상태이며 새로운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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