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신년이 되면 누구나 한해의 새로운 계획과 함께 올해는 어떤일이 일어날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텐데, 옛 신라인들은 이맘때면 첨성대에 올라가 별을 보며 한해의 국운을 점치곤 했을 것이다. 뜬금없이 첨성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지난번 KPA에서 개최했던 행사중 ‘세계문화유산 보드 공모전’이 떠올라서였다.
한국에는 천년이 지나도록 팔만대장경 목판을 부식시키지 않고 보존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을 비롯하여 불국사, 석굴암, 훈민정음, 직지심체요절 등 총 42부문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들로 등재되어 있다. 그중 우리는 공모전 주제로 15가지를 골라 학생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해 흥미와 자부심을 키울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주고자 기획했었다.
나는 딸과 함께 고심하다 경주역사 유적지구를 골랐는데, 그 지역에는 황룡사지, 분황사, 안압지, 포석정 등 52개의 문화재와 함께 첨성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나와 딸은 첨성대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정말 잘 만들어 보기로 했다.
국사시간에는 건성으로 들었던 첨성대를 조사하다보니 흥미로운 점이 많았는데, 우선 첨성대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점과 창문처럼 난 구멍이 실은 첨성대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점이었다. 그 높이까지는 내부가 흙과 자갈로 차 있어, 밖에서 보면 평범한 벽돌같지만 실은 첨성대 안쪽을 향해 길고 뾰족한 형태로 깎여진 돌들을 몸체 안의 흙과 자갈이 잡아주고 있어 천년 이상을 지탱해 올 수 있었다고 한다. 외부에서 사다리를 타고 사방 1 m정도되는 구멍으로 들어가 다시 이층 높이 되는 꼭대기까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첨성대 꼭대기에 서서 별들을 관측했을 것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추측이다.
첨성대의 매력적인 곡선 실루엣이 언뜻보면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숱한 전쟁들은 물론 얼마전에 있었던 강도 5.8의 지진에도 지탱할 수 있게 한 과학적인 설계구조를 가졌으며, 돌들과 층수에 들어있는 의미있는 숫자들, 선덕여왕과 관련된 여러 사건들로 인해 선덕여왕의 비밀코드라고도 불린다는 이 첨성대의 정확한 용도를 위해 학자들은 아직도 상상력을 동원해 연구중이라고 한다.
정초부터 엉뚱하게 첨성대를 보다 떠오른 생각이지만, 올해는 이런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진 문화민족답게 좀더 성숙되고 참신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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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영 KP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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