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사람을 첫인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고, 처음 만났을 때 인식된 이미지가 머릿속에 각인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게 첫인상은 말투, 행동, 인상, 자세 등 사람의 외적인 요소들로 인해 좌우된다. 하지만 첫인상하면 영화 “슈렉”의 주인공 슈렉이 동키에게 했던 명언이 생각난다. 그는 “오우거는 마치 양파같은 존재”라는 말을 한다. 양파는 까면 깔수록 “층”(layer)이 있다는 것이다. 오우거, 곧 사람도 알면 알수록 겉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이다.
‘겉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말은 보통, 사람의 겉과 속이 다를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속으로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반면에 겉으로는 까칠하고 무뚝뚝해 보여도 속으로는 여리고 부드러운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파의 층을 깐다는 것은 곧 외부의 가면이 가리고 있는 내부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양파의 또다른 해석은, 한 사람의 속내와는 별개로 시간이 지나면서 그와의 관계에서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면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누구와 어떤 장소에 있느냐에 따라 태도와 행동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자리에서는 말도 많고 적극적이지만 또 다른 자리에서는 말수가 적어지는 사람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는 그사람의 속내를 드러낸다기보다는 그가 여러가지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해석이든간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은 오래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정말 양파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오래 알아가다 보면 반전의 반전이 항상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사귈 때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미리 단정짓기보다는 꾸준히 그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인관계에서 상대방의 반응과 태도가 예상과 기대에 빗나가는 경우, 첫인상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벌써 단정지었다면 우리는 실망하고 마음의 문을 닫게 마련이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안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대인관계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단정”보다는 “과정”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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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난(AHS 의료교육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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