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아버지는 최고의 선생님으로 편하고 쉬운 때만이 아닌 어려움 가운데 있을 때 자녀의 삶에 개입될 필요가 있으며 물리적, 정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의 아버지도 예외는 아니셨다.
황정승의 자손으로 막내이신 나의 할아버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막내 삼촌과 우리 4남매에게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잘 성장시켜 주셨고, 우리에게 여유있는 삶을 물려주실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희망, 용기, 도전, 희생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공무원이셨을 때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관계로 다소 불편함도 있었으나 우리에게는 살아있는 참교육이 되었다. 그 후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여 오십이 넘은 나이에 건축 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그 직업으로 은퇴하셨고, 큰아들이 서울 의대에 붙은 이 두 가지 일로 크게 기뻐하셨던 것 같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몸소 보이시며 삶을 이끌어주고 깨우치게 하셨다. 파울로 코엘료가 책임의 엄중성에 대해 말했듯이 자기가 맡은 책임을 책임지는 그런 삶을 살면서 자신의 인생 마무리 작업의 하나인 자서전 형식으로 글을 쓰고 계신다.
나무가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님을 공양하고자 하나 그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모두는 돌봄 받는 입장에서 돌봄을 주는 입장으로의 전환을 겪게 된다. 이제는 우리들이 부모님의 세대를 물리적만이 아닌 정서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때가 된 것이다.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다른 이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했듯이, 노령화 상태에 접어드신 부모님의 생각에 맞춰 그들의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하기 위해 나의 시간들을 선물해 드릴 때가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별 연설에서 원치 않았던 역할을 잘 해준 영부인 미셸에게 눈시울을 적시며 고마워했듯이, 대통령은 아니지만 한 가정의 통치자로, 7남매의 장남으로 삶에서의 역할을 아주 멋지게 해주신 아흔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에게 4남매가 뜨거운 박수를 드리며, 나의 시간들을 부모님께 되돌려 드리는 삶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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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SF한인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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