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만명의 인파가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AP)
세제도 개혁, 나프타·TPP 탈퇴 시사
“미국에 유리하게 무역협정 재협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10년 동안 2,5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연 4%의 성장 시대로 복귀하겠다고 공언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의 탈퇴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일 취임식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린 국정기조를 보면 트럼프는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4% 성장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현재 미국의 경제와 관련해 "2008년 이후 미국에서 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노동인구 중 미국인의 비율은 197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국가부채는 2배가 됐고, 중산층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꼽고 10년 동안 2,5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연 4%의 성장 시대로 복귀하겠다는 목표롤 내걸었다.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과 기업을 위한 세제 개혁도 다짐했다.
개인 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최상위 부유층을 포함해서) 모든 구간에서 세율을 낮추고 세법을 단순화하기로 했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세율을 낮추는 한편, 낡고 복잡한 세법을 고쳐 기업이 수백 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규제가 2015년에만 2조 달러 이상의 비용을 초래했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는 규제의 집행을 유보하도록 제안하는 한편 일자리를 죽이는 규제를 찾아내도록 연방 당국에 지시했다.
무역과 관련한 협정도 철저히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맺은 무역 협정은 재협상하고 새로 맺은 협정에는 강경한 자세를 취해 양질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어 미국 제조업을 부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의 근로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불법적이거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실례로 나프타의 경우, 백악관은 "만약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또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연장에서 TPP탈퇴도 거론했다.
백악관은 "이런 전략은 TPP에서 탈퇴하는 것, 그리고 어떠한 통상 협정도 미국 노동자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성정치 공격•변화•미국우선주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 요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취임 일성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요약된다. 또 기성 워싱턴 정치를 공격하며 변화를 약속했으며, 미국이 다시 강해지기 위해 미국인의 단결을 호소했다.
취임 선서 직후 마이크를 잡은 트럼프는 16분 동안 때로는 낮은 목소리로, 때로는 강경한 어조로 프롬프트에 뜬 취임사를 읽었다. 자신이 직접 쓴 취임사를 읽어가면서 톤이 높아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즉흥적인 코멘트는 없었다.
트럼프는 우선 자신의 취임이 단순한 권력 이동이나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외쳤다. 정치인이 가졌던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날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번영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으며 공장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너무 오랫동안 수도의 작은 그룹이 정부의 성과물을 차지했다. 그들의 승리는 여러분의 승리가 아니었다"고 외친 대목에서는 기성 제도권 정치인과 명확히 선을 그었다.
기득권 세력에 실망해 자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다시 결속시키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트럼프는 "오늘은 여러분의 날이다. 미국은 여러분의 나라다.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떤 당이 우리 정부를 통치하느냐가 아니라, 국민에 의해 정부가 통제되는 것"이라면서 "오늘은 국민이 다시 미국의 통치자가 된 날"이라고 외쳤다.
'국민의 시대'로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한 트럼프는 곧바로 '미국 우선주의'로 화두를 옮겼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산업을 희생하면서 외국의 산업을 번창하게 했고, 미국 군사력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을 보호하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으며, 어마어마한 돈을 외국에 쏟아 부으면서도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에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무역, 세금, 이민, 외교 등의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미국인 가정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국경, 우리의 꿈을 되찾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의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라!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보호무역과 함께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부유하게, 자랑스럽게,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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