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지금, 헌재소장 “3월13일 전에 탄핵 결정해야”… 4월 말께 대선 전망
▶ 최근 문재인 상승, 반기문 하락세… 설 이후 지지율 변화 주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9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한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1월31일 퇴임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언급을 계기로‘벚꽃 대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헌법재판소가 2월 말과 3월 초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는 결정을 할 경우 4월 말과 5월 초 사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는 뜻이다.‘벚꽃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도 3개월가량의 레이스를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박 소장은 지난 25일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일정에 대해“늦어도 3월13일까지는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면서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는 탄핵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결정 시간 끌기를 통해 반전의 수를 노리고 있는 박 대통령 측은 헌재가 사실상 선고 일정 시한을 언급한 것에 대해 “공정성을 의심받을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박 소장과 이 재판관 등이 퇴임한 뒤 7명의 헌법재판관이 탄핵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낼 경우 심판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재판관 퇴임 전에 헌재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려면 헌법재판관 본래 재적 9명 중 6명 이상이 반드시 찬성해야 한다.
다만 박 대통령 변론을 맡은 대리인단이 전원 사퇴 등 ‘보이콧’ 중대 결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어서 헌재의 선고가 박 소장의 뜻대로 이뤄질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탄핵 심판에서 ‘변호사 강제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견해는 학계에서 엇갈린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헌재의 결정은 3월13일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헌재가 이 때쯤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으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에 후임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헌재의 선고가 통상 목요일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2일 내지 3월9일에 탄핵 심판 결론이 나올 수 있다.
헌재가 이날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 헌법 규정에 따라 각각 5월1일 및 5월 일 이전에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 이 경우 석가탄신일(5월3일)을 제외한 4월19일이나 4월26일이 대선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선거가 대체로 수요일에 실시된다는 점을 고려한 추정이다. 만약 헌재가 목요일이 아닌 이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3월13일(월요일)에 선고할 경우 5월10일(수요일)도 가능한 대선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일은 관련법에 따라 선거일 전 50일까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벚꽃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설을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에 변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1월 중순 이전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두 다툼을 벌이는 양강 구도가 형성됐으나 설 직전부터 문 전 대표가 치고 올라가며 독주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반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해 문 전 대표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야권에선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율이 주춤하면서 문 전 대표가 박스권을 벗어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범여권에선 반 전 총장이 검증 문턱에서 시련을 겪는 가운데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지지율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설 이후 민심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리얼미터가 MBN과 매일경제의 의뢰로 1월 23~2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가 32.8%의 지지율로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27~28일 조사 때보다 7.6%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지난 조사 때보다 6.7%포인트 떨어진 15.4%에 그쳤다.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9.5%)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7.9%) 안희정 충남지사(6.4%) 순이었다.
또 MBC와 한국경제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월 25~26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5.3%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2위인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6.3%에 그쳤다. 이어 이재명 시장(8.5%) 안희정 지사(7.9%) 안철수 전 대표(6.6%)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5.4%)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2.2%) 순이었다.
벚꽃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은 출마 선언을 하거나 캠프 구성, 외부 인사 영입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표측은 ‘준비된 후보론’을 내세우는 한편 개혁적 보수 인사 영입에도 나서는 등 대세론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반 전 총장 측은 개헌을 고리로 안철수 손학규 김종인 전 대표 등과의 ‘빅텐트’ 구성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두 유력 주자 외에도 안철수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대선 출마를 준비해왔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국민 마음을 얻지 못했다”면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설날인 28일 충북 음성의 선산을 찾아 성묘하며 친척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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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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