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인계 원조 서시부터 김수임·마타하리까지
▶ 섹시함·지성미·사교술로 한번 빠지면 못 헤어나와, 시대·국가 불문 지속 활용

2,500여 년 전 여성 공작원으로 유명했던 중국의 서시.
지난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은 여성들이 청부살해에 가담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인류 스파이 역사를 보면 여성이 자주 등장한다. 남성에게 쉽고 은밀하게 접근하는 장점 때문이다. 여성 공작원이 만든 함정은 꿀처럼 달콤해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수 없다는 의미로 ‘허니 트랩’으로 불린다. 섹시함과 지성미, 사교술은 여성 스파이의 공통점이다.
■중국 미인계의 원조 서시
미인계를 잘 활용한 나라는 중국이다. 여성 공작원으로 가장 먼저 유명해진 인물은 2,500여년 전 서시다. 중국 4대 미녀 중 으뜸으로 꼽히는 서시는 오나라와 월나라 전쟁에서 맹활약한다.
그녀는 기원전 498년 오왕 부차에게 패한 월왕 구천에게 특수공작원으로 발탁된다. 서시는 춤과 노래, 치장, 예절 등 훈련을 무난히 소화해낸다. 훈련 3년 만에 손짓 하나만으로도 남자를 녹일 경지에 이르자 부차에게 접근한다. 부차는 단번에 반해 궁궐을 짓고 밤낮으로 주색에 빠진다. 국정은 뒷전이고 사치와 향락이 이어져 결국 국력이 쇠약해졌다.
월왕 구천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오나라를 무너뜨렸다. 서시의 치밀한 스파이 활동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일본 최고의 미녀 스파이 가와시마 요시코.
■가와시마 요시코와 정핑루
일본의 최고 미녀 스파이는 가와시마 요시코다. 청나라 출신의 가와시마는 일본 공작원으로 활동하며 만주국 건국에 크게 기여했다. 2차대전 종전 후에도 중국에서 간첩활동을 하다가 꼬리가 밟혀 1948년 총살당했다.

영화‘색계’에서 정핑루 역할을 맡아 열연한 탕웨이. 작은 사진 안의 인물이 정핑루.
영화 색계에 등장하는 정핑루는 1930년대 상하이에서 간첩활동을 했다. 국민당 정보기관에 포섭된 그는 일본 고관들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친일파 핵심 인물을 암살하려다 실패해 처형됐다.

한국의 여성 스파이로 유명한 김수임.
■한국의 김수임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한 김수임이 유명하다. 1945년 유창한 영어 실력과 미모를 내세워 미8군사령부 간부들과 사귀었다. 특히 헌병대장 존 베어드 대령과 동거하면서 군사기밀을 빼내 북한에 꾸준히 넘겨줬다. 감쪽같았던 스파이 행각은 1950년 포착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네덜란드의 마타하리.
■네덜란드의 마타하리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미녀 공작원은 네덜란드 출신의 무희 마타하리다.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 언어로 태양이라는 뜻의 마타하리는 수차례 영화로 제작됐다.
인도네시아에 살다가 프랑스로 건너간 마타하리는 파격적인 춤으로 인기를 끌었다. 일곱 겹의 베일을 하나씩 벗어가며 알몸을 드러내는 스트립 댄스였다.
그는 프랑스 군부와 정계 고위층, 재계 인사, 네덜란드 총리, 프로이센 황태자 등을 침대로 끌어들여 각종 기밀을 빼내 독일로 넘겼다. 마타하리도 결국 1917년 프랑스 정보기관에 스파이 행각이 발각돼 사형을 당했다.
■역사 속 다른 여성 공작원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소개한 과거 암살·테러나 스파이로 유명했던 여성들은 또 있다.
샤를로트 코르데는 프랑스 혁명의 지도자 장 폴 마라를 암살한 범인으로 유명하다. 코르데는 1792년 파리 감옥에서 발생한 ‘9월 학살’이 마라가 발행하는 신문의 영향 때문이라고 믿었다.
급기야 코르데는 마라를 살해할 결심을 하고 신분을 위장해 접근했다. 민중 봉기에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한 코르데는 숨겨둔 칼을 꺼내 마라의 가슴을 찔렀다. 살해 후 나흘 만에 코르데는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코르데의 마라 살해는 이후 화가들의 작품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중국의 스젠차오는 아버지 스충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자객이 됐다. 중국 군 장교였던 스충빈은 1925년 군벌 즈리파의 지도자였던 쑨촨팡에게 살해당했다. 참수당한 스충빈의 머리는 당시 거리에 내걸려 죽어서까지 치욕을 당했다.
딸 스젠차오는 복수를 결심하고 1935년 세 발의 총알로 쑨촨팡을 죽였다. 스젠차오는 암살 후 범행 장소에서 도망가는 대신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내용을 적은 전단을 행인들에게 나눠줬다. 스젠차오는 감옥에 갇혔지만 암살을 감행한 지 1년 만에 사면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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