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일년을 마무리하면서 가족이나 고마운 사람에게 선물한다. 또한 평소에도 기쁜 일을 맞은 지인들을 축하하기 위해 우리는 선물을 한다. 그런데, 선물해야 할 때면 항상 무엇을 준비해야 좋을지 고민이 된다. 상대방이 좋아할 물건인지, 아니면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 될지 가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백화점의 상품권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정해진 곳에서만 쇼핑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고, 바로 사용하지 못한 사이 상점이 폐업되기라도 한다면 상품권은 휴지가 되어 버릴 수 있다. 이런 고민을 덜기 위하여 요즈음은 손쉬운 현금으로 선물하는 추세인데, 다소 성의없어 보이긴 해도 그 방법이 실용적이라고 동조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크리스마스 때 아들 내외로부터 털신과 이동용 히터를 선물로 받고 생각이 달라졌다. 아들은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선물하면 좋을지 몇 차례나 물어왔는데, 차마 갖고 싶은 물건 이름을 댈 수 없어서 대답을 미뤘더니 알아서 준비하였다.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하는 광고 멘트처럼 며느리의 기특한 생각이 방한용품을 준비한 것이다.
사실 이 물건들은 평소에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정말 우리 부부에게 딱 필요한 것들이었다. 아마 아들네가 현금으로 선물했더라면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모르게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어졌을 것이다. 이런 면을 생각하면 역시 선물은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준비한 Gift Receipt가 꼭 들어 있는 물건이 제일인 것 같다.
또한 정성이 깃들어 있는 선물도 감동을 준다. 나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꽃 화환을 선물받았다. 지인은 내 생일도 아니고 축하할 일도 없는데, 손수 만든 화환을 그냥 선물로 주었다. 자주 볼 수 있는 부엌의 팬트리 문에 걸어두었더니 볼 때마다 나를 아끼는 그분의 마음이 전해져 진심으로 감사한 생각이 든다.
마음과 정성이 깃든 선물은 이렇게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나에게 이 아름다운 꽃 화환을 선물해준 지인은 평소에도 아낌없이 퍼주는 분이다. 받는 것보다 줄 때 행복하다는 것이 그분의 철학인데, 기브 앤 테이크에 익숙해져 있는 나를 각성시켜 주었다. 그래서 인품이 좋은 사람과 벗하면 좋은 영향을 받는가 보다. 이 분을 알게 된 것 자체가 또 하나의 귀한 선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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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버클리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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