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영어단어 3천개를 외운단다. 어느 본국지 인터넷 신문에 실린 광고/기사 다. 손가락 셈본좀 해보자.
3주에 3천이면 1주에는 1천이다. 간단하네. 더 가보자. 1주에 1천이면 하루에는 사사오입해서 143개. 하루 24시간중 밥먹고 한두잔 걸치면서 잠자고 일하고 트래픽에 매달리고 등등 시간을 빼고 여기조금 저기조금 짜투리 시간 조각들을 모아보면 영어단어 외울 수 있는 시간이 도대체 얼마나될까...?큰맘먹고 뚝짤라 8시간...? 그렇다면 한시간당 역시 사사오입해서 18개!생각보다 별거 아니네.
영어단어 3천개! 여기광고대로 어디 한번 해보자 하고 안내 따라 인터넷 속속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한글 이름과 한국휴대폰 정보가 필요하단다. 끝이다. 3천개 외우는 것 끝. 애초에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궁금해서 한번 따라간 것 뿐 인데 어떻게 이런 엉터리 광고가 버젓이 권위 있는 최고의 한국 일간지들에 실릴수가 있을까 하는 게 사실은 궁금했던 거다.
두 시간 째에 가서 18개 단어를 외우는 동안 바로 먼저시간 18개가 생글생글 웃으며 “We are still here” 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한달 후 찾아보는 2주째 단어들은...?그리고 보니 육이오 피난시절 생각이 난다. 어딘가 정착을 하고 국민학교를 찾는 동안 공백 기간이 있었다. 그동안 시골 어르신들한테서 한자를 배웠다. 붓글씨 천자문 책이었다. 지금 그게 왜 1천자문이었을까 의아해본다. 한자 1천개면 중국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일까?구선생한테 물어본다. 최소한 영어단어 몇 개가 일상생활 소통에 필요한가를. 구선생은 바쁘고 구선생 게시판을 훑어본다. 약 5백개 정도면 의사 소통은 된단다. 그런데 말답게 말을 한다하면 약3천개. 더 나아가서 무슨 끈도 길고 직업적으로 글을 쓴다던가 번역 같은걸 한다면 대략 2만 내지 3만개 단어가 필요 하다는 거다. 그런데 단어인데도 말을 듣는 단어와 말을 하는 단어가 각각 노는 장소가 따로 있기도 하다고.
지난 2월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한 시간 남짓 취임이후 처음으로 차분해 보였지만 알맹이는 쏘-옥 빠진 연설문이 약 5천개 단어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요즘 뭣깨나 쓴다는 정치인들이 어디서나 무슨말을 하면 그 즉시 Fact Check 이다 뭐다 해서 말하나 글자하나 모두를 발발이 파헤친다. 원래 트럼프는 쉬운 말만 쓴다하고 또 연설중 중복/3복등 쓰고또 쓴 단어들도 많을테니 3천개 어쩌고 하는말에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것같다. 그런가 했는데... 인터넷 인터넷.
Daum 홈페이지를 펴는순간 “8주만에 자막없이 영화봐요.” 라는 현수막 광고가 1면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또 영어 얘기다. 대한민국 온천지가 영어 아니면 순실아줌마다. 뇌새김.
그러고보니 8주만에 자막없이 미국 영화를 보면서 알아들을 수 있다는것도, 3주만에 3천개단어를 외운다는 것도 결국 뇌새김 이라는 비밀무기가 있는것같다. 그러니까 이모든 광고가 완전 엉터리는 아니라는 이야기인가...?
그래서 뇌새김을 찾아본다. 특별히 사전에 이런 단어는 없지만 글자 그대로 뇌에다 단어를 그림으로 부착시키다는 걸로 해석이 된다. 결국 뇌자체가 컴퓨터인만큼 이런 그림들을 얼마나 빨리 입력시켜 얼마나 빨리 필요할 때 꺼내서 활용하느냐가 관건 인 것 같다. 언젠가는 결국 컴퓨터 두뇌가 사람의 두뇌를 보강하는 때가 오기는 올 모양이다. 이래저래 서로가 치고받으며 먹고 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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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선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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