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 취준생, 스펙, 우리 때는 없던 말이다. 공무원 채용시험에 22만 이상이 몰렸다는 기사를 보고 요즘 한국의 취업시장을 들여다보니 취업 자체가 우리 때의 고시패스같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80학번이다. 입학하자 휴교하고 학교 다니는 동안 여학교임에도 사복경찰이 곳곳에 있고 동아리 친구나 선배가 잡혀갔다는 철렁하는 소식을 들으며 보냈다. 민주화, 데모, 이데올로기, 야학, 음악다방, 민속주점, 그런 말들에 익숙할 때 운동권이라 불리우는 흙수저 후배가 있었다.
그가 다니던 대학은 유난히 데모를 많이 하던 학교였다. 그도 허구헌 날 집회에 참석하느라 수업 빼먹기가 일상이 되었었다. 하루는 학기가 끝날 때쯤 되어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수업이 걱정되어 교수를 찾아갔다.
노크를 하고 들어서니 조교처럼 보이는 젊은 사람이 있어 신**교수님 좀 만나러 왔다고 하니까 “왜” 하고 묻기에 학기말 시험을 안봐서 추가시험을 보려고 한다고 했단다. 그랬더니 그 젊은 조교처럼 보이는 사람이 “내가 그 교순데” 하더란다. 놀란 후배에게 그는 시험지를 건네주며 한쪽에서 시험을 보라 하는데 공부를 하나도 안했으니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어 그냥 그 교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냈다고 한다.
“신: 신사 중의 신사. *: ****”그리고서 간신히 졸업했고 소위 명문대 출신인 그는 대기업 삼사에 모두 합격하는 그런 여유가 있었다. 그때는……미국의 대다수 가정에서는 어린시절부터 간단한 집안일을 해야 용돈을 조금씩 주면서 경제를 가르친다. 그렇게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면 서너시간의 짧은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경제활동이라는 큰물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그러면서 용돈을 아껴쓰고 돈벌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배우게 된다.
또한 많은 대학은 CO-OP Program이 있어서 일년동안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는데 물론 학교에서 연결해주며 합당한 보수도 받고 졸업 후 그곳에서 일하는 찬스도 얻는다.
공부만 하느라 살아있는 공부를 못하는 한국학생들도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들이 원하는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한다. 다양한 직업이 있고 기회가 있는 사회가 되어 “그때는 공시생, 취준생, 흙수저, 이런 말이 있었데”라는 이야기를 어서 듣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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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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