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 위치한 청량 음료수 자판기가 바깥 날씨와 온도에 따라 그 값이 하루에도 수시로 변경된다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데 어느 컴퓨터‘를 누가 쓰면서 어떤 물건들을 하루 중 어느 시간에 고르느냐에 따라 값이 오락가락 한다면? “Fact Check?” 사실.
인간사회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가격을 흥정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다. 그 옛날 동대문시장을 연상해본다. 가게 주인들이, 주로 아줌마들, 지나는 고객들과 가격 흥정하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그 단막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흥정의 휴전협정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날 학교 갈 때에는 새 옷 새 구두가 선을 보인다.
그런데 미국에 오면서 부터는 그 휴전협정의 흥정은 사라지고 협정 만에 의해서 물건을 산다. 값이 이미 정해진 거다. 미스터 Corporation 우두머리 두뇌들이 대중의 심리와 능력을 이미 파악하고 휴전을 선언한 거다. 책을 사도, 코카콜라 깡통을 하나 사도 협정상 정해진 값을 주고 사던가 말든가... 한다.
휴전협정 부록 제1호.
모처럼 친한 아줌마들 몇몇이 모이면 물건 싸게 산 것 자랑들이 만만치 않게 꽃을 피운다. ‘원래는 이게 얼마얼마였었는데 두 번 세 번 세일을 거쳐 값이 내리고 또 내려가면서 생일 세일 쿠폰세일등등 기가 막힌 전술로 내주머니에서 나간돈은 K-Mart 보다도 싼값’ 라고 명품옷가지 선을 보인다. 에브리바디 해피다. 어? 밑지고 판 백화점도 해피?물론이다. 그 특정 상품은 이미 톡톡히 재미를 보았기에 이제 재고정리하고 다음 상품에 치중한다. 경쟁자 눈치 360도로 스파이 하는 것도 끔찍하다. 밑지고 판다는 패전쫄짱같은 그 상품의 세일 값이 사실은 이익을 포함한 스마트한 가격일 수 도있다. 설령 밑질 때가 있다해도 오케이. 한두 번 져주는것도 작전이다. 부록 제1호에 명시된 가격파괴 세일작전이다.
휴전협정 부록 제2호,어린 시절 일찌감치 유학 와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있다. 지금은 귀국해서 어느 굵직한 그룹회장님이 되셨는데 몇 년 전 있었던 일이다. 연속극을 보면 버릇없는 부잣집 막내 따님이 화가 나면 마구잡이 물건을 산다. 이 친구 그날따라 고급백화점에서 정신없이 물건을 집는다. 이런 남편 가진 마나님들은 참 행복하겠구나 생각하면서 쫓아다닌다. 보석상 진열장에 멈춘다. 어느 시계를 지적한다. 값을 깎는다. ‘네?’ 점원이 놀란다. ‘매니저 오라구 해!’ 매니저 등장. 값은 내려간다, 그것도 한참이나... 부록 제2호에 있는 흥정은 살아있다.
휴전협정 부록 제3호.
대부분 사람들이 아침에 출근하면 아마도 컴퓨터 스크린과 상면한다. 처음이건 마지막이건 어떻던, 이메일을 여는 순간 유혹의 손길이 나온다. 전술했듯이 컴퓨터라는 괴물은 나를 엄청 잘 안다. 나라는 인간을 하나 놓고 분석이 분분하다. 남의눈에 보이는 나, 내가 생각하는 나, 그리고 진짜의 나. 찰톤 헤스톤이 한말이다. 마라푼타라는 영화 속에서. 그래서 여기에 하나를 추가한다. 컴퓨터의 포로가 된 나.
얼마동안 지속 될지는 모르겠다만 감히 컴퓨터에 도전장을 낸다. 아침 출근을 하면서 컴퓨터를 켜는 순간 스크린에 비친다. 일등칸 서울왕복 비행기 표 소개다. 왜나면 어젯밤 집에 가기 전 컴퓨터로 서울왕복 1등 비행기 편을 수소문했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1등칸을 찾는 나 같은 부자는 분명히 최고급 호텔을 찾을 테니 당연히 별이 많은 호텔 소개도 나온다. 언젠가 본란에 성수기에 산호세와 청주간 왕복 전세기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전세기 소식을 전해준다. 1인당 5백 달러가 넘는다는 식당 예약에 관해서 의향을 묻는다. 산다는게 신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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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선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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