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미국이나 긍정을 찾기 힘들다. 미국은 여전히 건강보험법과 반이민 정책, 최근에는 항공사들의 ‘갑질’과 증오범죄 뉴스로 시끄럽다. 한국도 만만치 않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의 소식을 뉴스로만 접하다 보니 안타깝게도 한국에 대한 나의 인식은 점점 정치적 소란과 범죄, 약해 빠진 성범죄자들의 형량과 영양가 없는 연예인들의 소식들로만 영향을 받아왔다. 그나마 최근 사전투표율이 급증하였다는 기사와 베이 지역의 한인들이 재외선거에 많은 참여를 하였다는 소식에 놀라웠고 조금이나마 긍정적일 수 있었다.
최근 가정폭력 상담사가 되기 위한 훈련에서 ‘대리 외상 증후군’에 관하여 들었는데, ‘대리 외상 증후군’이란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지만 간접 경험으로 인해 심리적인 통증을 겪는 증상이다. 주로 구조대 요원이나 피해자들과 일하는 심리 치료자들에게 나타나지만, 꼭 그들만 경험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세월호 침몰 후 한국의 많은 사람이 경험했을 것이다. 지인 중에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 예고없이 보게 되는 잔인한 동영상들이나 듣기만 해도 화나는 뉴스들이 큰 스트레스라며 소셜미디어나 웹사이트를 차단하거나 회피한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건 사고를 간접으로 경험하며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에 피로가 누적되는 것을 느끼고 나름의 대처들을 하는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일과 내 주변의 일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따르는 스트레스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프레드 로저스 아저씨가 생각난다. 30년 이상 ‘로저스씨네 동네’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그만의 부드러운 말투로 아이들의 정서를 어루만져주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진행자이다. 그는 영화나 뉴스에서 재난이 나올 때 어머니가 그에게 해주던 말을 한 인터뷰에서 나누었다, “Always look for the helpers.” 항상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라는 말이다. 재난이 있는 곳에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옆에 있다며 그들을 보면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분명 내 주변에도, 안 좋은 사건 중에도 서로 지지하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많다는 것을 요즘은 일부러 더 잊지 않고 생각해보려 한다.
<정조은(KCCEB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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