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회에서 노인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강조하였던 것 중 하나는 ‘자기를 스스로 돌보기'이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하고 당연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다. 건강한 식습관이나 매일 양치하기도 좋지만,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스스로 살피며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시간을 내어 행동하는 것이다. 특히 감정적인 소모가 많은 전문 의료인들에게 강조되고 있는 정신건강을 지키는 방법이지만, 아픈 배우자나 가족을 돌보고 있는 노인분들에게는 의료인들 만큼이나 정신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절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최근 젊은층에 관심을 받고 있다. 나를 돌본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어색해하지 않는다. 다들 자기 돌봄을 계획하며 실행하는 데 열심이다. 헬스장에 등록하고 캠핑과 여행, 또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낸다.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향초 피우기, 명상하기, 칭찬하기 등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자기 돌보기로 무엇을 하실까 여쭤 보았을 때 노인분들은 음악을 들으며 걷기라던가 지인을 만나 맛있는 음식 먹기 등을 이야기하셨다. 몇몇 분들은 ‘집 안 청소하기'를 이야기하셨다. 처음에는 자기 돌봄으로 ‘집안일’이라니, 아직 ‘나를 돌보기'가 익숙하지 않으신 건가 했는데, 그러고 보니 나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청소를 한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났을 때 청소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절대 이상하지 않다. 청소는 정직하다. 하는 대로 바로바로 내가 한 일의 결과가 보이니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의 욕구가 즉각 충족된다. 화가 나 있을 때는 참을성이란 없다. 만족감을 바로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끝이 없는 단순 반복 작업으로 머리를 식힌다. 손과 발은 바쁘게 움직이며 머리로는 내 생각들과 감정들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또 박박 닦으며 육체노동으로 화풀이한다. 끝내면 마치 열심히 운동이라도 한 듯 몸은 피곤하지만 개운함을 느낀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돌보기도 돈과 시간을 내어 하려다 보니 그것 자체로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다. 그 때문에 청소는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것으로 죄책감도 부담감도 없다. 어찌 보면 청소만큼 좋은 자기 돌보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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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은(KCCEB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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