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맞아 샌호아퀸 국립묘지 한국전 참전용사 참배에 동참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은퇴 촌에 사시는 분이 그곳 어르신들께 보내는 메일을 내게도 보내주셨다. 한국이 공산화가 안 되고 오늘날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6.25 당시 미군의 희생과 군사지원, 전후 복구에 경제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대상국 중 미국사람들이 가장 혐오하는 민족이 한국 사람이었다며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파렴치하고 배은망덕한 민족이 되었는가 한탄하시며, 당시 그들의 피가 헛되지 않고 한국인은 은혜를 아는 민족임을 보여주자는 제안을 하셨다. 미국 각 영사관에서 한국전 참전 사망자나 부상자, 아직 병원에 있는 분들의 명단과 연락처를 알아서 인터넷에 올려주면, 해당 지역 한인회나 개인, 특히 자녀들에게 감사 편지를 쓰게 하고 자녀들과 함께 문병을 추진해 보자는 내용이었다.
워싱턴 한국전 기념관에는 ‘자유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한국전에 참전해 희생한 사람 수가 적혀있다. 사망자로는 UN군 628,833명, 미군 54,246명, 실종, 포로, 부상자 수를 합하면 계산이 안 되는데 아직 병상에 있는 사람도 천여 명이라니, 지난 67년 간 병상에서 돌아가신 분은 또 얼마나 될까?
산호세에서 1시간 반 정도 가면 샌호아퀸 국립묘지가 나온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떠났던, 한국전 당시 캘리포니아 거주 꽃다운 나이 2,550여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매년 6.25 직전 토요일, 자신들도 이때면 대우받아 마땅할 80은 훌쩍 넘으신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회원들이, 보은과 역사에 대한 책임과 순응으로 15년째 이곳을 찾고 있다. 나도 몇 년 전 그곳에 다녀온 후로는 한국전 참전용사나 가족들 보는 마음이 전 같지 않던데, 사선을 넘나든 동지들의 누운 모습을 대하는 마음이나 이 일이 지속될까 염려하시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알지도 못 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딸들을 기린다”는 워싱턴 한국전 기념관에 쓰인 글귀는 생각을 거듭하게 한다. 이번 참배 때는 자식을 전쟁터로 보내놓고 애태우다 종래는 그곳에 묻어야했던 부모마음도 되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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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북산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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