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국문화원에서는 매년 여름 미 주류사회 교육자 대상 한국 역사·문화 세미나가 열린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4회째다.
이 세미나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미 전역에 알리자는 취지로, 한국 역사 교육 뿐만 아니라 한복쇼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참가자들이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문화원 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해가 거듭할수록 LA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전역과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 교육자들로 붐비는데, 특히 참가자들은 세미나 참석 후 각자 근무하는 학교로 돌아가서 세미나에서 배운 한국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통해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올해도 어김없이 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역사·문화 세미나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여학생을 만났다. 이 학생은 켄터키주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어머니를 따라 세미나에 참가,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파란 눈동자의 전형적인 미국인 모습의 여학생 ‘조디’와의 대화가 어색함 없이 한참 이어졌다. 이같은 거침없는 대화(?)가 더욱 놀라웠던 것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생활을 앞두고 있는 18세의 조디는 유창한 한국어로 현재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각종 한국 드라마를 추천해주며 시청할 것을 기자에게 권유하고 주인공과 각 출연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줬다. 또 최신 K-팝 노래들의 리스트도 주며 꼭 들어볼 것을 추천했다.
기자가 미국에 온 지 10년 가까이가 됐지만 과연 조디가 한국어를 하는 만큼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 하는 부끄러움과 의구심을 한꺼번에 느꼈던 순간이었다.
조디는 열 네 살이 되던 해 자신의 동네로 한국에서 온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너무나 흥미롭고 큰 추억으로 남아서 혼자 한국어 독학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오는 9월 입학을 앞두고 있는 대학교의 전공 역시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파란눈의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바야흐로 한국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켄터키주에서 한인이 총 30여명도 거주하지 않는 시골 소도시에서 한국인 친구를 만난 후 한국에 푹 빠진 소녀를 보고 해외 속의 한국인, 즉 한인들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고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흔히들 해외 속의 한국인들을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칭하곤 하는데 이는 한인들의 역할이 앞으로도 더욱 주목될 만한 이유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모두가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파급력과 역할을 언제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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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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