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게 하는 것이 있으면 슬프게 하는 것도 있게 마련인데 떠오르는 것이 많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무심히 지나치는 우리의 생활이었습니다. 문명의 가파른 발달로 인해서 편리함을 앞세워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스마트폰이 그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가족은 물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도 예전만 하지 않습니다. 모두 소셜네트워킹에 빠져서 정작 참다운 대화는 소멸하여갑니다. 자녀와의 대화도 식탁 위에 놓인 스마트폰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습니다.
개인으로부터 ‘손편지’를 받아 본지도 참으로 오래되었습니다. 보고 싶음에 밤새도록 고쳐 쓴 사랑의 손편지! 사, 나흘이 지난 다음에야 받았던 기다림의 설렘도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군대에 간 아들에게 소식을 듣고 싶은 아낙네는 읍내로 걸어와 빨간 우체통에 사랑의 마음을 넣습니다.
‘둥글고 빨간색의 우체통’이 마음 한구석에 정겹게 남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게 직접 영향을 미쳐 슬프게 하는 것도 늘어 갑니다. ‘기억력의 깜박거림’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차를 타고 떠납니다. 가끔 문단속 확인차 한, 두 불락을 지나서 되돌아가 확인하던 것이 요즈음은 그 횟수가 늘었습니다.
나이 들어 침침한 눈으로 생활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버겁습니다. 언젠가 콜라병 밑바닥 두께의 렌즈를 걸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라면 봉지를 오픈하려 합니다.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서랍 속에 가위를 찾을 때, 나 자신 무기력에 비애(悲哀)를 느낍니다. 친구 간의 만남도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주위에는 아픈 분이 늘어갑니다.
엊그제는 매 주말 같이 산행을 하는 분이 비슷한 부위를 세 번째 수술한다고 합니다. 심성이 착하고 조용하신 분이지만, 믿기지 않게 담담하게 말하는 그 모습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요즈음은 북핵 위기에 직면한 세계정세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으며 나아질 기미는 전혀 없습니다.
다른 것은 내가 피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지만, 육체적 질병, 불안한 국제 정세 그리고 지구 온난화는 참으로 슬프고 두려운 재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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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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