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려는데 방금 손에 들었던 자동차 열쇠가 안 보여 한참을 찾고 보니 엉뚱하게도 들고 있던 가방에서 나왔다.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는 일로 전화기도 마찬가지다. 딸집에서 돌아와 전화기를 찾다가 딸집에 두고 온 생각이 났다. 내
내 초조하고 불안했는데, 딸이 반복되는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앱을 전화기에 설치해주었다. 그 앱을 누르니 숨겨둔 열쇠에서 삐삐 소리가 나고, 자동차 열쇠에는 작은 사각 finder를 달고 그것을 누르니 전화기에서도 요란한 소리가 난다. 그동안 그 둘 찾느라 소비한 시간을 생각하며 신기한 기계와 딸의 신세대 효도에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전화기와 열쇠 둘 다 안 보이면 어쩌지?” 내 말에 딸이 가방에다 finder를 하나 더 두자고 하니 듣고 있던 남편이 폭발한다.
작년에는 딸이 어디선가 전화기를 잃어버렸는데 전화기에 설치된 위치추적기로 어떤 사람 집에 있다는 걸 알았다. 전화를 계속해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안 받으니 경찰과 함께 가서 찾아왔다. 어떤 분은 그 앱 덕분에 넓은 골프장 풀밭 한 가운데에서도 전화기를 찾았다.
작년 이세돌과 기계에 만들어진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은 인간의 바둑 실력을 한 단계 높이며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세계에 공표하는 계기가 됐다. 올 5월 중국에서 열린 인간과 인공지능의 복식 대결은 환상적인 호흡으로 '신의 한수'였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인간과 기계 사이에는 별 별일이 다 있을 거라 짐작하는데,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와 공포를 드러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연구 목표는 기계를 인간처럼 만들고, 인간 비슷하게 생각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는 이상적인 지능을 갖춘 기계를 만들려는 좋은 의도리라. 더구나 희귀병이나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꿈이자 희망이지 않은가.
인간은 그동안 뇌라는 특수한 설계도를 들고 큰 꿈을 꾸며, 뜨거운 열정으로 다양한 상상력을 펼쳐왔다. 그 상상력으로 인간은 불가능에 도전해 기술을 발전시키며, 거기서 다시 또 새로운 영감을 받았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효율적으로 일상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기계들의 혁신에 감사하며, 기계가 내 삶을 개선시키는 만큼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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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북산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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