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주최측, 별도 단체 세워 동포재단 지원금 받아 불신 키워
▶ 연합회 “풀뿌리대회 정신 훼손…내년 독자적 대규모 행사”
행사 팸플릿에 이름 누락…“의도적 배제 아니냐” 발끈
“단순 실수” 해명에도 “단독으로 행사 치르려 한다” 의구심
24일 개막한 ‘미주한인 풀뿌리 컨퍼런스’가 워싱턴 한인사회의 불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미주 한인들의 정치력 결집을 위해 2014년 시작된 풀뿌리 컨퍼런스는 26일까지 미 전국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워싱턴 DC 캐피탈 힐 소재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한인연합회는 24일 개회식에 불참한데 이어 25일 저녁 개최되는 메인 행사인 갈라에도 참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김영천 한인연합회장은 24일 “이번 행사는 뉴욕의 시민참여센터가 워싱턴한인연합회를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치르기에 개회식은 물론 갈라 등 이번 컨퍼런스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만찬행사인 갈라에 4천 달러를 들여 2개의 라운드 테이블(20석)을 사려 했으나 이마저 취소했다고 한다.
워싱턴 지역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워싱턴을 대표하는 단체가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더군다나 워싱턴한인연합회는 지난 대회까지 이 행사에서 뉴욕의 시민참여센터(대표 김동찬)와 공동 주최 역할을 해왔다. 시민참여센터는 1996년 뉴욕에 설립된 한인유권자센터의 후신으로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 캠페인 등을 해온 비영리 단체다.
이처럼 한인연합회가 불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시민참여센터가 워싱턴 한인사회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앞으로도 단독으로 행사를 치르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 팸플릿에도 한인연합회 명칭을 주최 명단에서 뺐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이 대회가 정착하기까지 한인연합회와 워싱턴한인사회의 역할이 컸는데 이제 자리가 잡히니까 워싱턴 커뮤니티를 배제하려 하고 있다”며 재외동포재단 지원금도 한인연합회가 받아오다 이번에는 시민참여센터가 우리한테 회계 보고의 부담금을 주지 않겠다면서 워싱턴 DC에 별도의 단체를 만들어 그 단체를 통해 24만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행사를 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외동포재단의 행사 지원금은 첫해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다음해는 버지니아한인회, 임소정 회장 재임 시에는 워싱턴한인연합회를 통해 받았다. 워싱턴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라 지원금은 이 단체들을 통해 받았지만 지원금의 실제 집행은 시민참여센터가 해왔다. 올해부터는 시민참여센터 측이 DC에 설립한 비영리기관인 ‘미주한인풀뿌리컨퍼런스’(KAGC)가 행사 주최 단체로 이름을 올리고 재단 지원금을 받았다. 이 단체는 시민참여센터의 실무자인 송원석 씨 명의로 등록돼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시민참여센터 김동찬 대표는 “지난번 김영천 회장에게 올해도 행사를 공동으로 같이 하자고 했으며 이에 인터넷 등에는 한인연합회가 모두 들어가 있는데 갈라 팸플릿에는 스텝들의 실수로 한인연합회가 빠지게 됐다”며 “한인연합회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 촉박한 시간상 스텝들이 작년 행사 방식 그대로 진행하다보니 실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재외동포재단 지원금 수령단체가 변경된 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인연합회나 다른 단체들은 지원금을 수령하는데 있어 명의만 빌려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행사나 회계를 책임지는 단체가 지원금을 받는 게 맞다 생각한다”며 “또 회계 감사 비용 8천 달러를 누가(어느 단체에서) 감당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있어 처음부터 김영천 회장의 양해를 얻어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팸플릿에 단체 이름이 누락되면서 비롯된 한인연합회의 불참 선언으로 미주한인풀뿌리 컨퍼런스는 적지 않은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벌써 워싱턴한인연합회는 내년부터 독자적으로 풀뿌리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영천 회장은 “모두가 참여한다는 풀뿌리 대회 정신을 시민참여센터가 훼손하고 독자적으로 행사를 치르겠다면 한인연합회도 내년부터 ‘풀뿌리 컨퍼런스 워싱턴지역 활동가 세미나’를 확대해 독자적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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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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