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지금] 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에 하루 만에 입장 바꿔…“사드 4기 추가 배치”
▶ “선의로 북에 접근하면 좋은 응답 기대 무산...베를린 선언 동력도 고심”

문재인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29일 새벽 1시 북한의 미사일 기습 발사와 관련해 긴급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정부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당초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워 사드 배치를 지연시키면서 미국·중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급 미사일 2차 발사 도발까지 감행하는 바람에 ‘소걸음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게 됐다.
북한이 28일 오후 11시41분께 ICBM급 화성-14형 2차 발사 시험 도발을 하자 정부의 사드 배치 전략은 15시간 만에 뒤바뀌었다. 국방부는 28일 오전 10시30분 브리핑을 통해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 전체에 대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주민 공청회 등의 절차를 포함해 보통 10~15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박근혜정부 당시 합의했던 사드 포대의 연내 배치완료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와 레이더 등을 제외한 나머지 발사대 4기는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끝날 때까지 배치 절차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직후인 29일 새벽 1시쯤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전격 지시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임시로 추가 배치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임시 배치를 먼저 하고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최종적인 배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3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사드 전면 배치) 건의를 드렸고, 그 조치를 하기 위해 임시 배치를 하는 것으로 NSC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한미 동맹 결정 존중’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조금씩 바꾸면서 언급해왔다. 문 대통령의 입장은 그동안 ‘전략적 모호성’ 유지(대선 과정)- 절차적 정당성 강조 및 ‘4기 발사대 추가 국내 반입’ 보고 누락에 충격적이라고 언급(취임 직후)- 한미 동맹 결정 존중 및 “배치 늦어질 것을 걱정하지 말라” 언급(6월 한미정상회담 전후)- 일반 환경영향평가 뒤 배치 최종 결정(7월28일)-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임시 배치(7월29일) 등으로 변화해왔다.
문재인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문재인정부가 사드를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조치는 숙고 끝에 상황을 파악해 취한 것”이라며 야권의 비판을 반박했다.
정부가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의 2차 발사에 대응해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임계치에 가까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안보 우려를 고려하면서 ‘절차적 정당성’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가 일단 4기 발사대 추가 ‘임시 배치’ 뒤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른 최종 배치 여부 결정으로 나온 것이다. 우리 정부가 발사대 4기를 정상적 배치가 아닌 임시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 측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에 대해 즉각 “엄중한 우려”를 언급하며 반발했다. 또 이번 조치는 미국과 국내 보수층의 우려를 의식한 다목적 카드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번에 2차 발사한 화성-14형은 1차 발사 때의 추정 사거리(7천∼8천㎞)보다 대폭 늘어난 1만여㎞로 추정되어 뉴욕, 시카고 등 미국 동부권을 강타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14형이 북한 주장처럼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폭발 조종 장치가 정상 작동했는지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북한의 주장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28일 밤 대륙간 탄도로켓 화성-14형은 최대 정점고도 3천724.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8㎞를 47분12초 간 비행하여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주장했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문 대통령은 당초 사드 문제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워 시간을 끌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을 모두 설득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게다가 북한에 선의로 접근하면 선의의 응답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신 베를린 선언’까지 했으나 북한은 오히려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등 정반대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동북아의 외교안보 현실은 매우 냉혹한데 문재인정부는 모범생처럼 순진한 인식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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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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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새벽 1시에 미사일 기습소식듣고 놀랜국민 팽개치고 혼자도망, 휴가는 혹시핑계인가
교묘하게 싸드반대 하다가 이제와서 임시로 배치한다니 싸다가 아이들 장난감인줄 착각 ???
국내외로 나라가 비상하여 국민들은 불안한데 취임 석달도 안되어 벌써 두번째 휴가? 제정신 이라면 휴가취소가 정상인데 혹시 병치료차...???
댓글 수준봐라. 못배운티가 확
신파극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이 났어! "문통의 처지" 사랑을 따르쟈니 은혜가 울고, 은혜룰 따르자니 사랑이운다. 데모꾼들 하고 문제는 한미 대화보다 어려울터인데, 혹시 훈수가 필요하다면? 데모꾼 참모가 많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