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 디딩 당띵, 만나면 좋은 친구우우~~ M땡땡 문화방송’(황중태 황중, 潢 仲 汰 潢 仲).
한 방송국에서 방송국 메인 송으로 만든 저 짧은 노래에는 ‘가야금’이라는 국악기가 쓰였고 국악풍의 계면조 가락에 국악창법이 쓰인 CM송이다.
요즘 한국에서 KTX 기차를 타고 내릴 때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씨가 연주한 퓨전국악곡인 ‘Happiness’가 흐르기도 하고,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OST, 유명한 음료광고 ‘나나나나나나~~~’ 하는 곡으로 잘 알려진 ‘두 번째 달’이라는 크로스오버밴드가 최근 판소리 춘향가를 양악과 퓨전해 만든 크로스오버 앨범으로 인기를 얻어 국악이 생소하지는 않다.
하지만 저 가야금을 베이스로 한 방송국 메인 송이 나올 당시만 해도 국악은 우리 음악임에도 참 생소했다. 지금은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의 40~45%가 국악에 관한 내용이지만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10%에도 못미쳤다. 음악선생님 또한 서양음악을 전공한 분이 대부분이어서 국악을 접하기가 어려웠다.
‘국악’이라 부르는 우리음악을 그냥 ‘음악’이라 부르고 서양음악을 ‘양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음악이론과 작곡을 전공하고 폴란드로 유학을 떠난 친구에게서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수업 중에 한국의 전통음악에 관한 내용이 거론이 되었단다. ‘악학궤범’과 ‘정관보(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창안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량악보(有量樂譜)로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칸을 질러 놓아 정간보라고 한다)’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는데 정작 한국사람인 친구는 잘 알지 못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부끄러워했다.
국악은 대한민국에서 제일이면 세계에서도 제일 잘하는 것이었을 테요, 국악하는 길이 효도하는 길이며 애국하는 길이었는데 자신은 길의 첫발을 잘못 내딛었고 이미 온 길이 너무 멀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농을 던진다.
우리것만을 고집하는 국수주의자는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문화말살 정책 탓인지, 교육제도의 문제탓인지 우리 것을 소홀히 하고 홀대하는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타국, 특히 서양 것을 존중하다 못해 우상시하는 것은 우리 것을 대하는 것과 비교해 그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우리 모두 미국땅에서 살고 있지만 음악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 역사 등 우리 것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소중히 하는 태도를 지니고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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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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