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라는 부름에 익숙해져야 할 나이가 됐다. 마흔. 덜 순수하고 더 많은 것들을 따지고 더 영악하고 이기적이게 된 나이. 40세를 불혹이라 일컬어 공자는 40세가 되어서야 세상일에 미혹함이 없었다는데…. 미혹함이란 뜻도 모르겠어 다시 이 말뜻을 찾아보았다. 논어의 위정편을 보자면 공자가 이 불혹에 대해 언급한 내용인즉,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 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한단다.
큰일이다… 난 아직도 판단이 안 설 때가 많은데 말이다. 어른의 삶이란 무엇일까? 오히려 삼십대에는 세상을 다 알았던 것 같고, 굴하지 않을 용기도 있었고 지금보다 더 어른스러웠던 것 같다. 오늘에 난 삼십대의 노련함을 얻은 대신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 나를 위한 변명들을 끊임없이 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내’가 ‘나’를 잃는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겠지만, 삶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비워진 곳에는 뭔가가 들어차게 마련이다.
어깨에 올려놓은 책임감, 당신 같은 단어들이 바로 그렇다. 적게는 내가 가진 직함과 이름값으로부터 크게는 당신,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다시금 ‘나’를 채우는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어른의 삶은 이런 삶이 아니였다. 아직도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세상과 타협하며 살고 있는 내 모습은 과연 어른이 맞는가? 어린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어른이’를 살고 있다.
정답을 찾아서 수많은 자료와 책을 읽어 보아도 딱히 무릎을 칠 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 ’대체 어른이란 무엇인가?’ 사전을 뒤적여보니 [1.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2.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3.결혼을 한 사람] 여기서 눈에 남는 단어들은 책임, 지위, 결혼. 이래서 어른이 어렵고 힘든 것인가 보다.
나이가 들면 아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알고 싶은 게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이해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오히려 긴장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 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더욱 애써야 한다. 끝없이…끝없이…-최정예/나이가 들면 중에서.
당신은 어른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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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세종한국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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