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드디어 둘째 콩알(태명)이 3.2Kg으로 집에서 자출했어요~~’ 하는 반갑고 기쁜 소식이 카톡으로 왔다. 콩알 엄마는 내가 첫아이 임신 때 ‘자연주의 출산’을 하기 위해 다녔던 GB(Gengle Birth) school에서 알게 된 동생이다. ‘자연주의’ 출산은 자연분만과 조금 다르다. 자연분만은 출산이 임박하면 병원으로 향하고 만약 양수가 터졌다면 항생제를 맞는다. 또 원활한 출산을 위해 관장과 제모를 하고, 태아가 얼만큼 내려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내진을 한다. 진통이 잘 안될 경우에는 촉진제를 투여하며 혹시라도 수술을 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금식을 한다.
진통이 최고조에 달하면 무통주사를 맞고, 진통 중에도 태아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기 위해 불편한 태동측정기를 계속 달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연주의 출산에서 산모는 환자가 아니며 스스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고 대부분의 의료행위를 생략한다.
진통 중에도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출산방 분위기는 아기가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르봐이예’(자궁속 환경을 연출, 아기의 스트레스 최소화) 출산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수중분만 또한 자연주의 출산의 한 방법이며 소프롤로지 분만 또한 명상, 호흡, 이완 등 다양한 훈련을 통해 자연주의 출산시 순산을 돕는 ‘Hypnobirthing’이다.
아기가 태어날 때 엄마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통을 겪지만 아기도 세상밖으로 나오기 위해 7바퀴 반을 돌며 아직 열려있는 두개골을 쪼이며 엄마가 느끼는 진통의 7~10배의 고통을 느끼며 엄마의 좁은 산도를 통과한다. 그리고 엄마가 맞는 항생제나 촉진제, 무통주사 등의 성분들이 과연 아기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치 않는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자연주의 출산을 하기 위해 명상, 호흡 이완연습, 요가와 필라테스, 걷기운동 등을 하면서 출산준비를 했지만, 30시간의 진통 후 결국 수술로 아기를 맞이했다. 최선을 다하였기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미련은 없었다. 그저 건강하게 아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했다.
콩알이 엄마는 이런 내 사정을 알기에 소식 전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이 또한 너무 감사했다. 병원도 아닌 집에서 출산을 한 것이 정말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둘째 콩알이의 사진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서 뭔가 뭉클하며 콧잔등이 시렸다. 콩알아 환영한다. 건강하게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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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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