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검증 실패로 조국 수석 책임론 제기… 김명수 후보자 인준이 숙제
▶ 대법원장 인준 부결되면 메가톤급 파장… 국민의당 정치적 득실 고심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8일 서울 사법발전재단 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씨름하고 있는 문재인정부가 고위공직자의 잇단 낙마로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났다. 9월15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사퇴함으로써 문재인정부 출범 후 낙마한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7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인사는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가 인사 검증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한데다 차관급인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도덕성 논란으로 임명 직후 사퇴함으로써 8월11일까지 낙마자는 4명에 이르렀다.
이어 9월 들어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사퇴하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가부 동수로 부결된 데 이어 박성진 장관 후보자까지 역사관·종교관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함으로써 낙마 인사는 총 7명에 이르게 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과정에서 고위 공직자가 7명 낙마한 것은 과거 정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인사 검증과 추천 업무를 각각 맡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책임론까지 제기됐다.
박근혜정부 출범 과정에서는 김용준 총리 후보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 등 6명이 줄줄이 낙마했다. 또 이명박정부 출범 때도 이춘호 여성부장관 후보자,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 등 3명이 중도에 하차했다.
문재인정부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단체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107석)과 바른정당(20석)이 “코드 인사로 사법부의 진보 편향이 우려된다”면서 강력 반대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1석)은 “사법부 개혁을 위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여기에 정의당(6석)이 가세하고 있다. 낙마한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처럼 김 대법원장 후보자의 운명도 결국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40석)의 손에 달렸다.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종료일(9월24일)이 다가오면서 여권은 김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5일 인사 논란이 지속되는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 뒤 24일 이전에 국회가 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줄 것을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 총회 참석차 출국을 하루 앞둔 17일 김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준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현 대법원장 임기가 24일 끝난다”며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 부결 직후 국민의당을 겨냥해 ‘땡깡’ 발언을 한 데 대해 18일 유감을 표시하면서 국민의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를 놓고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 부결 책임을 놓고 비난의 언사를 퍼부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사과를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었다.
그러나 추 대표가 유감 발언을 한 뒤로는 격앙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국민의당은 일단 김명수 후보자 인준 절차 협의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국민의당은 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되거나 부결될 경우의 시나리오를 모두 상정해 파장과 득실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호남과 진보 성향 유권자층의 역풍과 국민의당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점은 플러스 효과이다. 그러나 안 대표가 대표 취임 일성으로 다짐했던 ‘선명 야당’ 이미지를 얻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당 2중대’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은 손해이다.
반면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까지 부결시키면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2중대’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안 대표의 이미지도 ‘강철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 또 보수층 지지도 늘어날 수 있다. 한국갤럽이 9월12일에서 14일까지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일주일 전에 비해 3%포인트 오른 7%를 기록했다.
그러나 호남과 진보 유권자층 사이에서는 “국민의당이 보수야당과의 ‘적폐연대’를 통해 문재인정부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정계재편론이 점화돼 호남 출신 의원들이 동요하면서 당이 분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에서 김명수 카드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우리법연구회장 등을 지내 진보 성향이 너무 짙은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사법부의 균형과 독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등 뚜렷한 도덕적 하자가 드러나지 않은 점은 부결 명분을 약화시킨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사법부 독립성을 지키고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문 대통령과 여당 대표까지 인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국민의당 다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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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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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자격있는 인물 지명하면 야당에서 무슨 명목으로 반대할까 생각해 봐라. 자격 미달 인문들 억지로 임명할려 하니 문제가 생기는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