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사귄 친구는 참 친구가 되기가 어려운 걸까? 단시간에 나에 대한 장, 단점을, 내 살아온 과정과 이력을 알아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걸 알고는 자신과 얼추 맞다고 생각이 들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내 스타일은 아닌 걸로 생각하고 더 이상 다가서지 않는가 보다. 물론 나 또한 몇 번의 만남 뒤에 ‘잘 안 맞는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어 연락을 피한 적도 있기는 하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삶의 굴곡이 있고 누군가와 관계의 깊이만큼 아픔을 공유하게 된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이나 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털어놓는 것이 더 편할 때가 있지만 그것은 내쪽에서 민감한 부분을 먼저 털어놓을 때의 이야기다. 단지 자신의 궁금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상대의 예민한 부분을 마구 휘저어 놓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뭔가 힘들어 보이거나 속상해 보이면 ‘어떤 일 때문에 속상해 보이는구나’ 하면서 지나쳐도 되는데 그걸 참지 못하고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상처를 열어서 보여줘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망각해 버린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아팠는지 털어놓는 것이 물질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당신에게 이 부분을 심정적으로 기대겠다는 암묵적인 징표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당사자가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라면 먼저 묻지 않아도 털어놓게 되어 있다. 반대로 본인에게 힘든 것들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그 관계의 깊이를 가늠하는 비중있는 지표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눈치없는 사람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 일상을 구성하는 무리에 묶이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경우들은 알게 된 지 얼마 안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나의 선택으로 가까워지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이지만 그 와중에 몇몇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병이 있어 눈치없이 주변 사람들의 민감한 부분을 헤집고 다녀서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것이 더욱 조심스럽다. 나이가 들수록 새 친구를 사귀게 되는 일은 여간해서 잘 생기지가 않는다.
그저 아는 지인으로 머무르면 다행인 정도다. 자신의 아픈 부분에 대해 타인이 손을 뻗어오면 어떤 의도인지와 상관없이 우선은 공격적으로 느껴져서 경계하게 된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할 것이다.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생각없는 행동은 자제해야 할 인간으로서의 덕목이다.
당신은 무엇이 왜 그토록 궁금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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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세종한국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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