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경찰이 폭력진압…점령군 나가라”…일부 시위대 경찰 투숙 호텔에 집결
▶ 스페인 “자치정부가 시민들 상대로 반란 조장” 맹비난…갈등 격화
해운항만·대중교통 기능 일부 마비…각급 학교도 동맹휴업

바르셀로나의 스페인 국립경찰 본부 앞에 모인 시위대 [AP=연합뉴스]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카탈루냐 지역 주민들이 3일(현지시간) 하루 총파업과 대규모 장외집회를 조직하며 스페인 정부 규탄을 이어갔다.
일부 흥분한 시위대는 스페인 경찰관들이 투숙한 호텔을 급습했고,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시민들을 상대로 "반란을 조장한다"고 맹비난하는 등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3일 스페인 언론들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와 지로나 등 카탈루냐 주요 도시의 자치정부 공무원들과 공기업 근로자를 중심으로 주요 노조들이 일제히 이날 하루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일터를 떠난 노동자와 시민들은 바르셀로나 등 대도시 주요 도로들과 광장에 집결해 반정부 집회를 열고 "스페인 정부가 경찰을 동원해 평화적인 투표를 원하는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면서 분리독립을 요구했다.
스페인 경찰이 지난 1일 주민투표 당일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압수하며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곤봉으로 시민을 때리고 머리채를 끌고 가는 모습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스페인 정부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유럽연합(EU)과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도 스페인 정부의 분리독립 불허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폭력 진압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따르면 주민투표 당일 이후 현재까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민 9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은 찰과상과 타박상 등 경상이지만 시민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스페인 측도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폭력을 행사해 경찰관 12명 이상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카탈루냐 시민 일부는 중앙정부가 급파한 국가직 경찰관들을 '점령군'으로 지칭하고 카탈루냐 지방에서 당장 나가라고 요구했다.
흥분한 시위대는 스페인 정부가 파견한 국가직 경찰관들이 투숙한 호텔을 찾아내 집결했고, 경찰들이 이를 피해 다른 곳으로 황급히 거처를 옮기는 일까지 있었다.

바르셀로나 대규모 분리독립 요구 시위 [AP=연합뉴스]
또한, 일부 카탈루냐 지방자치단체는 호텔에 투숙한 스페인 국가직 경찰들에게 퇴거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국립경찰 노조 대변인은 AP통신에 "경찰관들이 이 호텔 저 호텔로 옮기면서 숨어다니는 신세"라면서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의 치안 장악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교와 대학 등 학교들도 동맹휴업을 한 채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에 합류, 카탈루냐기인 '에스텔라다'를 흔들며 스페인을 규탄했다.
자치정부 측은 이날 바르셀로나의 총 시위 참가자가 3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주민투표 자체를 불법이자 불복종 행위로 규정한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측을 상대로 발언 수위를 높이며 경고를 이어갔다.
후안 이냐시오 조이도 스페인 내무장관은 브리핑에서 "매일같이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거리의 시민들에게 반란을 부추기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공권력 침해 행위를 막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등록 유권자의 42%인 226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잠정집계 결과 90%의 압도적 찬성률을 보였다면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자치의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분리독립 찬성파가 과반을 점한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자치정부가 제출한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선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애초에 투표 자체가 법적인 정당성이 전혀 없다"면서 상황에 따라 카탈루냐의 자치권 몰수라는 '초강수'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언론과 외신들은 이번 갈등을 "1977년 민주화 이후 스페인의 최대 정치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사태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로 바르셀로나 지하철과 버스 운행이 출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면 중단됐으며, 택시 조합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묶였다.
시민과 노동자들은 바르셀로나의 주요 간선도로도 점거한 채 집회를 열어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지중해 연안 대규모 항만인 바르셀로나 항구의 근로자들도 일제히 파업에 동참했고, 각급 학교들과 미술관, 박물관, 프로축구 클럽 FC 바르셀로나 등도 스페인 정부를 규탄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바르셀로나의 최고 관광명소인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도 폐쇄돼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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