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동 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오바마케어가 실시된 이후 국가에서는 의료비를 절감하는 대책으로 HMO를 만들고 지난 2-3년간 대대적인 정책변경을 하였다.
예전에는 환자가 오면 진료와 검사비, 수술비 등을 무조건 지급하다보니 중복된 검사와 불필요한 검사 및 치료가 미국 전 지역에서 일어났고 급기야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 국가로 한 사람당 1년에 8,608달러를 소비하며 국가 GDP의 17%를 소비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꼭 의사가 창출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에는 지난 2년 동안 필자의 병원에 주기적으로 오시던 부부환자가 있었다. 그분들은 속이 쓰리다고 위내시경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5개월 전에 이미 위장내과 전문의로부터 위내시경을 받고 약한 위염이 있을뿐 다 정상이라고 나온 경우였다. 하지만 환자는 또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에 위내시경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5개월 전에 큰 문제가 없었으니 위장약을 먹고 식단조절을 해보자는 말과 함께, 내시경도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는 긴 교육을 마치고 보내드렸다.
그런데 며칠 후 우연찮게 그 환자의 부인을 종합병원에서 마주치게 되었는데, 필자를 피하는 눈길이 역력했다. 알고보니 그렇게 필자가 위내시경을 다시 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 다른 의사를 보고 위내시경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위내시경을 마치고 속이 미식거리고 몇 시간 후 엄청난 양의 피를 토하면서 졸도해 결국 앰블란스에 실려 응급실에 실려오게 되었고 결국 중환자실로 입원을 하였다. 위내시경의 결과는 약한 위염뿐이었지만, 그 위내시경 할 때 조직검사를 한 것이 잘못되어서 출혈이 문제로 결국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
이런 합병증이 생기는 것은 단지 내시경만이 아니다. 필자의 전문분야인 투석도 그렇고 모든 수술들도 모두 합병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만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의사의 견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메디케어를 가진 환자분이 많은 검사들을 꽁짜로 할 수 있다보니 HMO를 들지 않고 PPO를 고집하며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했던 검사를 다른 곳에서 또 하고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국가의 돈낭비는 둘째 치고 많은 검사들이 자신의 건강과 목숨까지도 앗아갈 수 있는 합병증이 도사리고 있는데, 꽁짜라고 자꾸 반복검사를 하는 것을 보면 한국 속담에 꽁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너무나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의사야 반복 검사와 시술을 해도 돈을 받으니 묵묵히 할 수 있지만 필자는 너무나도 심각한 이 문제에 동참하는 의사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필자의 병원을 방문한 세 명의 환자가 그렇게 반복검사를 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더이상 필자의 병원에 오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예전에 한 분은 자신같은 메디케어 환자로 돈벌어 먹고 살면서 환자를 거부한다며 욕설을 하고 가신 분도 있었다. 언젠가는 그분들이 필자가 필자에게 오지 말고 다니던 한 명의 의사만 보라고 말한 것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213) 674-8282, www.iVitaM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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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동 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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