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모순적이다.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을 해버리고, 끝내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시켜 버린다. 4살 짜리 아이에게 어느 특정한 물건을 만지지 말라는 말보다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청개구리와 같은 마음은 어른이 된 후에도 마음 깊숙한 곳에 남아서 끊임없이 우리를 갈등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도리와,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되어버리는 모순을 사람들은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좋아해서는 안되는 사람을 좋아해 버리고, 사람의 마음이란 원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며 스스로 합리화를 시킨다. 인간의 모순과 도의를 글로 풀어 낸 나쓰메소세키의 소설 ‘마음’은 질투 어린 이기심으로 끝내 자신을 파멸로 내몰아 세우는 한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 속 주인공 ‘선생님’은 감정이 메말라 있는 자신의 친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혼자 회색의 무미건조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K를 조금은 인간답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숙집 딸 여자아이와 가까워지도록 유도해서 인간의 감정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그 두사람이 가까워졌을 때, 그의 안에서는 분노가 차올랐다. 질투가 났고 욕심이 났다.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찾아가서 따님과 결혼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K는 자살을 하게 된다. 자신의 어리석은 이기심이 가장 소중한 친구를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그는 세상의 모든 것과 단절을 하고, 친구K가 걸어가던 회색의 무미건조한 세상을 홀로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 선생님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했다. 단순히 죄책감으로 인한 죽음이 아닌 그 시대의 ‘메이지의 정신’을 따라 “순사”라는 너무나 고상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했다. 천황의 죽음은 곧 메이지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생각한 선생님은 그후에도 살아남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은 자신의 명예로운 죽음을 고집하며 자신의 이기적인 본성을 끝내 버리지 못했다.
소설 ‘마음’은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선생님의 바람으로 마무리된다. 그의 유서는 도의를 알면서도 모순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장선효(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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