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해를 맞으며 SNS를 통해 덕담을 주고받는다. 요즘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진화한 “대박 나세요” “돈벼락 맞으세요”가 대세 덕담 같다. 나는 예전부터 항상 이런 의문이 있었다 “복 많이 받으라고 하면 복을 받을까? 그럼 나쁜 사람들도 이런 덕담 많이 들으면 복을 받나?”라는.
매장에 한 젊은 부부가 왔다. 아내는 170이 넘는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가 모델 같고, 단아한 얼굴에 부드러움이 베인 예쁜 여자였다. 남편은 진중하고 남자다우면서도 자상함이 흘러나와 둘은 천생연분인 것처럼 보였다. 둘은 원하는 제품을 사면서 자신들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남편이 처음 아내를 보았을 때 사랑스러움에 반해 구혼을 했지만 남편이 나이가 훨씬 많았고, 또 외아들이다 보니 결혼하면 같이 살아야 하는 어려움 등을 이유로 아내는 맘을 접었다고 한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LA를 사흘이 멀다고, 찾아와 구애한 남편의 지극정성에 감동한 아내는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부모를 불평 하나없이 모시고 살았다고 했다. 사실 나도 10년을 시어머니랑 살았다. 성격이 너무나 다르고 세대차이가 많이 났으며 문화가 다른 두 여자가 한 집에서 살려고 하니 당연 어려웠다. 이미 나이가 많으시고, 시아버지도 몇 년 전에 돌아가셔서 힘든 시어머니를 말년에 노인아파트에서 보내게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차라리 내가 견뎌 보기로 했던 것이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최고조일 때는 내가 LA로 전근해 2년 살기도 했다. 그렇게 살다 시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셨는데, 같이 살면서 힘들었던 스트레스가 홧병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니 이 젊은 아내가 시부모랑 산 시간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시부모님이 고령으로 아프실 때는 딸처럼 몇 년 동안 간호했다고 했다. 그런데 남편도 갸륵한 것이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물품을 사면서 장인 장모의 것도 똑같이 사기로 한 것이다. 사실 참 보기 드물게 마음을 쓰는 그들을 보면서 “아, 매사에 마음을 저리도 착하게 쓰니까, 유복하구나. 가는 게 좋으니까 오는 게 좋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그들의 착한 마음 덕인지 얼굴도 부드러워 보였지만, 사는 것도 상당히 괜찮은 것 같았다.
결국 덕담을 받는 것보다는 덕스럽게 사는 게 진정한 복을 받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복 많이 받으려면 복 많이 지어야 한다.
<아리엘 송(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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