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졸업까지 한 학기를 앞두고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따뜻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사는 어바인으로 잠시 내려왔다. 환하게 맞이해주시는 부모님과 몇 개월 사이에 머리카락이 제법 새까맣게 자란 어린 조카를 보니 마음이 한결 따듯해졌다. 반가운 마음을 뒤로하고, 부모님은 조심스럽게 취업에 대한 말을 꺼내셨다. 원서를 어디에 넣고 싶고, 졸업 후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어머니의 질문에 명쾌한 답을 드리지 못했다. 이 질문은 지난 4년동안, 대학교에 다니면서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이 시기의 나는 전과 다를 것 없는 똑같은 대답을 스스로에게 한다. “나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이루고자 하는 꿈이 무엇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씨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청춘들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다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탐색하세요.” 주변 환경과 말로 인해서 ‘좋아보이는 일’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진심으로 차오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곧 졸업을 앞둔 나에게 스스로를 탐색할 시간과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 그는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며 ‘결과’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목표를 둔다면 틀림없이 값진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일’이란 누구든지 취미로 쉽게 좋아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그 하나의 일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도 미련이 남지 않을 만한 일이다. 송길영씨는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0년은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넌지시 웃으며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그러면 10년동안 고양이를 키우고 연구하세요”라고 말한다. 십년 후에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큰 부와 명예를 얻게 될 것이다. 만약 아무도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어떠한가. 그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연구해 오며 즐거워 했을 테니 말이다.
그의 ‘성장문답’은 취업 문제로 방황하며 나와 같이 “모르겠다”를 반복하고 있을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백세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현대인이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 목표를 두고 매 순간이 값진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장선효(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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