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드그렌“정현, 조만간 몇 개의 우승트로피 들 것”

경기 종료 후 정현(오른쪽)에게 축하를 건네는 테니스 샌드그렌. [AP]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에게 올해 호주오픈은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였다. 2부리그 격인 챌린지투어를 전전하며 힘겹게 투어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9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와 5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등 세계 탑10랭커들을 연파하며 8강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의 돌풍은 8강전에서 정현(58위)에게 막혀 멈춰서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드러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샌드그렌은 “정현은 환상적인 선수다. 그를 2주 만에 다시 만났는데, 경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정현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또 어떻게 포핸드를 구사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그는 이어 “정현과의 경기는 마치 진짜 어려운 퍼즐을 푸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걸 푸는 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즐거운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샌드그렌은 이날 강력한 서비스와 포핸드 공격을 앞세웠다. 변칙적인 네트 플레이는 잠시 정현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정현은 ‘아이스맨’이라는 별명답게 당황하지 않고 샌드그렌에 대항했고 시종 한 번도 경기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과 상대했던 선수들은 하나같이 정현의 기량에 대해 감탄을 멈추지 않고 있다. 3라운드에서 만났던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은 “정현이 오늘처럼 경기하면 그를 이길 선수는 별로 없다”고 말했고, 16강전에서 만난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는 “정현은 벽과 같았다. 조만간 세계 10위에 진입하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샌드그렌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정현과 같은 레벨에서 다시 한 번 싸우려면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 머지않은 장래에 정현은 몇 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을 것이다. 그가 최고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8강에서 탈락한 샌드그렌은 44만 호주달러(35만달러)의 상금을 확보했다. 지난 2012년부터 ATP투어에서 받은 상금 총액이 48만8,000달러에 불과한 샌드그렌에겐 적지 않은 돈이다.
샌드그렌은 “원래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도 상금 덕분에 물리치료도 더 받을 수 있고, 어머니를 도와드릴 수도 있게 됐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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