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몰이나 공항 기차역 도시속의 큰 광장 등 온갖 사람들이 몰리는 공공장소에 아주 캐주얼한 옷차림의 젊은 여인이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 혼자 서서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녀 앞에 놓인 모자 속에 한두 푼씩 돈을 넣는다. 또 다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연주자들이 가방을 어깨에 맨 체 여기저기서 모여든다. 플룻주자 오보 클라리넷 주자들은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이층에서 내려오고 혼 트럼펫주자들은 쇼핑카트에 악기를 싣고 오는가 하면 튜바 팀파니까지 풀 오케스트라 멤버가 그들의 자리를 채운다.
한 악기의 단선으로 시작이 된 귀에 익은 베토벤의 9번 심포니 테마가 다양한 색깔의 악기로 연주된다. 점점 볼륨이 커지면서 소리의 웅장함에 놀라고 있는 사이에 구경하던 사람들이 합창을 하기 시작한다. 그냥 지나가던 사람도 합류하여 점점연주자들의 무대가 커지고 어디서 언제부터 나타난 지휘자의 빗에 맞추어 심포니 홀의 연주 못지않은 훌륭한 연주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다.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만날 약속을 한 사람들끼리 쇼의 한 컷을 보여주는 “Flash Mob” 은 꽤 재미있고 신선하고 감명 깊은 공연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대중은 공공장소에서 생음악으로 또는 유튜브를 통해 긴장하지 않고 편안히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 쇼. “플랫쉬 멉” 은 클라식 음악에서 록 뮤지컬 오페라 라인댄스 의 소그룹에서 오케스트라 합창단의 대형그룹으로 연주의 장르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대중화로 급속히 발달되어왔다. 대중에게 가깝게 갈 수 있는 파퓰러한 레퍼토리로 대개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곡 들이다.
대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는 일정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것인데 우리 한국인들은 일찍이 동네시장, 어쩌다 서는 시골 큰 장터, 공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풍악을 올리고 판소리 창을 연기와 춤으로 때론 요술과 묘기를 부리며 사람들을 불러 모아 더러는 덩실덩실 춤도 추어가며 흥을 돋구곤 했다. 이런 대중문화는 훙과 재미를 함께하는 즐거움의 향연이고 삶의 역사의 현장이다.
우리의 무대는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극장이나 연주장에서 사람을 기다리기 보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찾아 간다는 오디언스를 넓혀가는 바람직한 일이다. 예술문화의 교육적인 목적이 있다면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에게 큰 인스프레이션 때로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의 큰 역할을 할 수 도 있다. 공연문화는 함께 즐기고 나누는 동안 긴밀하고 친밀하게 대중 속에 머문다.
우리의 삶속에 이런 시간 이런 순간들이 없다면 마음이 숨 쉴 수 없어 정신적인 사막 속에서 황량할 것이다. 비엔나 광장에서 우리 학생들의 아리랑, 일본의 쇼핑몰에서 아주 전문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심포니 #9 ,파리의 생 라자르 기차역에서의 볼레로, 그리스의 거리에서 그룹으로 추는 조르바댄스의 흥겨움은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이다.
요즘은 모든 것을 또 다른 대중의 공간인 커피샵에서 할 수 있다. 나 자신도 집에서는 안 써지던 글이 동네 커피샵에 오면 술술 풀린다.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많이 썼는데 커피샵으로 자리를 옮기니 더 편안하다. 나 같은 부류의 동료들이 커피한잔 시켜놓고 두 서너 시간 거뜬히 견디며 뭔가를 열심히 한다. 우리는 대중 속에서 더 많은 소음과 비주얼한 소통 속에서 내 자신의 일을 더 잘 하는가보다. 이런 곳에서 새로운 공연의 계획을 하는 작가 제작자 음악가 미술가들이 다음 ”Flash Mob” 의 공연을 명동에서 로마와 뉴욕에서 공연으로 대중을 훔치는 깜짝 쇼를 구상하고 쓰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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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스텔라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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