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봄방학을 맞이하여 친구 2명과 함께 하와이 마우이섬으로 여행을 떠났다. 비행기표, 호텔, 그리고 렌터카까지 떠나기 전 들뜬 마음으로 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걸리는 것 한가지, 여행을 하려면 차가 꼭 필요한데, 세 명 모두 운전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 혹시나 하는 마음에 렌터카 보험을 가장 좋은 것으로 선택했다- 하와이 도착했을 때 직원이 말하길, 우리가 차를 강에 빠뜨리고 와도 100% 보상되는 옵션이라고 했다.
우리는 운전이 서툴지만 조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와이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여행 넷째날, 친구 A가 주차되어 있던 차를 박아버렸다. 살짝 박은 터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가 나지 않아서 친구 두 명은 그냥 가자고 하였고, 나는 편지를 남기고 가자고 했다. 의견 차이로 인한 사소한 말다툼을 하던 중, 친구 B가 나에게 연락처를 남기고 싶으면 너만 남기라고, 나는 이 일 처리하기 싫다고 말했고, 나는 “문제가 있으면 다같이 처리하는 거지 누구 한명이 하는 건 없어”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결국 전화번호를 남기고 왔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분 좋은 답변 또한 받았다.
바로 다음날, 산길을 친구 B가 운전하며 내려가던 중 올라오는 차와 크게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상대쪽은 사고 직후 우리에게 달려와 욕을 했고, 나와 친구 A는 우선 놀란 친구 B를 진정시키고, 모든 것을 같이 해결해 나갔다. 사실 산 깊은 곳에서 일어난 사고라 핸드폰 서비스도 잘 터지지 않았고, 어두운 길에서 2시간 가량을 경찰이 오길 기다리며 불안했고, 보험회사, 상대운전자, 그리고 경찰과 대화하며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속으로 “다행이다”라는 감정이 든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 전날 작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친구 B가 마지막까지 자신은 엮기기 싫다고 했다면, 이 사고가 났을 때 과연 우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을까? 물론 친구가 전 날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우리는 당연히 나서서 같이 도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면 친구 B의 마음은 어땠을까?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선택이 오히려 득이 되어 적용되는 이런 순간에,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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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은씨는 UC버클리에서 미디어(Media studies)를 전공하고 있는 3학년생이다. 칼라지인사이드(Collegeinside)란 유학생신문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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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은(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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