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사귐을 넓히는 골프가 좋은 운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바쁜 일상에 엄두도 못냈다. 지난해 용기를 내서 골프채를 구입했지만 거실 한쪽에 옷걸이로 홀대만 받고 있었다. 이것을 본 지인은 “이게 무슨 상황이야, 버려진 골프채가 불쌍하다”며 적극적으로 골프 배울 것을 채근했다. 그러나 개인지도 한번 받은 것으로 끝이었다. 이제 배워서 뭐 하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나, 나이 들어서 있는 것에 만족하지 뭘 새롭게 도전하나 하는 망설임, 부담감도 자꾸 마음 한자락에서 꿈틀거렸다.
그러던 중 올초 한 대학에 개설돼 있는 골프 클래스에 등록, 두번째 도전에 나섰다. 클래스를 수강하다 보면 자연스레 골프를 배우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골프 클래스에는 나처럼 골프를 배워 보려는 학생들이 몰려 있어 서로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다.
어느 날 지인과 같이 골프장에서 코스를 돌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습했다. 처음 연습볼을 치면서 지루했던 시간이 어느새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 된 것이다. 서두를 것 없이, 큰 욕심 내지 않고, 긴 호흡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발을 떼기가 두렵지만 일단 모든 시작하면 배움을 통해 활기를 얻고 사람을 얻고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다음 화요일 세번째로 골프를 배우러 간다.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간다. 60-70%는 이론, 20-30% 실습으로 익힌다는 골프 배우기가 언제 끝이 날지 모르지만 새로운 자극과 흥분, 떨림과 기대를 준다.
시작이 반이라고, 벌써 필드를 휘어잡는 골퍼가 된 기분이다. 어서 지인들과 경기를 함께하면서 역전의 드라마를 써보고 싶은 것은 지나친 욕심이겠지. 사람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예측불허가 매력이라면서 골프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말한다. 18홀 라운드가 마치 인생사처럼 전개되고, 다 놓친 경기도 회심의 샷으로 승리를 따낼 때는 하늘을 날 듯한 희열이 있다고 지인들은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나는 무엇보다 골프를 통해 나에 대한 믿음과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해볼 것이다. 가르쳐주는 분의 조언대로 따라하면서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고집과 습관을 버릴 것이다. 힘이 들긴 하지만 골프를 배우러 가는 길은 일상의 작은 해방이자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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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몬트레이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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