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 또한 추억이 될까-
시간은 참 이상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막상 하루하루 지낼 땐 이렇게 느리게 갈 수도 없고, 막상 하루하루 지나갈 땐 이렇게 힘든 하루가 없는데, 지나고 나서 그때를 생각해보면 시간은 내 예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고, 나의 시간 속에 살았던 모든 것들은 어느샌가 그립고, 이쁜 추억들로 변해 있다.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같을지라도 말이다.
이번 봄학기 18학점을 수강 중인 나는 요즘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컴퓨터 스크린을 쳐다보며 보내고 있다. Media Studies(미디어)라는 전공 특성상 대부분의 과제가 에세이를 쓰는 것인데, 전공 수업 3개, 부전공 수업 1개, 그리고 Community College에 다니는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수업 1개까지, 빼곡히 차 있는 과제들 속에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가 듣고 있는 수업의 교수님들이 과제의 마감일을 모두 가깝게 붙여놓으신 덕분에, 나의 long weekend는 공부로 꽉 채워졌다. 이번 한 주간 4개의 에세이를 쓰면서 커피는 기본이고, 하루 3캔의 레드불, 타마시는 비타민까지 내가 섭취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동원해서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요즘. 학교 도서관에서, 또 그리고 집에서 밤을 새다 보니 벌써 내 침대에서 제시간에 잠을 청해본 지 일주일이 지나버린 오늘이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날들도 나중에 웃으면서 생각하는 날이 나에게 올까?
우리 학생들은 개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또는 지식을 얻기 위하여 학교에 다닌다. 우수한 학교라고 평가받는 대학교에 다니는 것도,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모든 게 우리가 꿈꾸는 목표에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줄 것이기에. 하지만 그 꿈 안에 살고 있는 어른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신다. “학생 때가 가장 좋은 거야” 아니면 “나중에 그때가 가장 그리울 거야.” 우리는 그 어른들이 되기 위해 우리의 젊은 열정을 지식을 얻는 곳에 쏟고 있다. 배움의 행복도 물론 있지만, 나에게 현재 공부는 미래의 행복한 나를 위해 현재의 나에게 투자하는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그 꿈에 다달았을 때 지금의 나의 모습이 그립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귀한 시간을 매일매일 쓰고 있는 것일까?
<김보은(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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