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딱히 내세울 것 없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온 듯하다.
지식, 재산, 건강, 친구 모두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있는 형편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생각은 늘 지니고 있다.
엊그제(14일 자 한국일보) 신문에는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프리몬트'가 뽑혔다고 한다.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항상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습관에 젖어 있는 나는 선뜻 믿음이 가지 않았다.
어릴 적은 물론, 학교, 직장, 그리고 이민 온 후부터는 더욱더 물질적인 것을 비교하며 살아온 욕심은 내가 사는 이곳이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없었다.
지금이야 은퇴 후 녀석들 떠난 방 2호실 옆지기와 함께 조용하고, 게으른 생활에 만족하면서 쉬엄쉬엄 부부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비교를 해가며 살아왔던 나의 습관은 미쳐 떨칠 수가 없는지 설마 우리 동네가? 하는 못된 습관이 머리로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날 오후에 한 친우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메이저 방송에서 내가 사는 곳이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선정 되었다는 동영상을 찍어 보내왔다. 그 친우에게 답장하긴 해야겠는데 조금은 망설여진다.
혹시 진부한 글이 되거나 속 보이는 겸손의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직장을 가진 분이 쉽지 않은 틈을 내어 보내 왔는데 적당한 답장을 생각하다가 간단히 이렇게 찍어 보냈다.
"주위에서' Happy' 하게 이끌어 주시는 분 덕분에' Happiest City' 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고 보니 신문, 방송, 친우로부터의 메시지까지 더 해지니 분명 가장 행복한 도시에 사는 것이 자랑할만하다. 차분히 집 주위를 돌아보면 몇 블락 지나서 '가요디' 힐을 향해 걷는 둑길은 짜글짜글한 시름과 긴장을 풀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나의 친구이다. 저렴한 가격에 아침을 들 수가 있는 식당에서 박제된 친절이 아닌 종업원의 진솔함이 담긴 서비스 또한 흡족하다.
어떤 생물보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 인간이지만, 요즘 사람은 내 옆에 있는 다정한 이웃의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
나와 함께 하는 도시가 행복하려면 나부터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각자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캐나다 언론인이자 도시전문가인 찰스 몽고메리는 이웃끼리 서로 알고 지내고, 소통하고, 필요한 것들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행복한 도시라고 말했다. 나부터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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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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