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트랜드가 보고 듣고의 오디오 비주얼의 세상이라지만 비디오가 아니고 라이브무대가 아니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정교한 음색을 감상하는 것이 완전한 음의세계를 맛보는 내가 선호하는 감상방법이다. 나의 취미와 성향이 많이 오픈 되어 있다고 스스로 뽐내 보지만 요즈음의 빠른 변화는 도저히 소화하기 힘든 점이 많다.
가장 많이 연주가 되고 있다는 “비발디의 4계” 는 언제 들어도 에너지가 충전된다. 비발디(3월4일생)의 봄이 바하(3월21일생)의 겨울 같고 바하의 봄이 비발디의 겨울 같은 엇갈리는 해석의 음악의 세계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과 느낌이 주장하는 대로 우길 수 있다.
물론 비발디처럼 “4계”라는 제목으로 계절을 구분한 작품은 계절의 소리로 들어보려고 작곡자가 표제를 붙인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반면에 바하가 쓴 수많은 칸타타와 코랄 곡들과 오르갠 곡들이 시편에서 복음구절에서 제목을 많이 가져왔으나 음악과 제목을 추상적인 퍼즐로 맞추어 보려고 한다.
베토벤은 12월에 태어나 3월26일 세상을 떠나 3월의 음악가라기보다는 겨울의 맛이 더 나는데 그의 “전원 교향곡"은 자연과 계절의 표현이 눈에 펼쳐지는 봄여름 가을 겨울 같은 작품이다. 꽃샘바람이 매운 겨울 같은 봄에 봄과 겨울이라는 표제의 음악과 계절을 느끼는 추상적인 음의 세계를 맛보려 하는 것은 마치 꽃샘의 질투 같다. 우연인가 봄과 연결된 세 명의 작곡가들의 작품을 라이브로 오디오로 비디오로 들으며 계절의 맛을 애써 느껴보려는 봄을 맞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우연이 아닌 겨울의 안간힘 같다.
봄을찾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샌 마틴 쳄버 오케스트라(St. martin in the fields)는 바로크와 클라식 음악을 많이 연주하며 여행을 다니는 쳄버 오케스트라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쟈슈아벨의 솔로와 지휘. 그의 디렉션 아래 새로운 모습으로 활기 있는 연주를 보여주었다. 연주자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큰 음악가인 쟈슈아벨. 보통 바이올리니스트를 평가할 때 귀신처럼 손가락이 돌아가는 기술이 어떻고 영혼을 빼앗는 음악의 표현이 이러고저러고 하는 것은 악기를 연주하는 평가에 지나지 않으나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리드하는 음악가는 자타가 인정하게 되는 진정한 음악가이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그를 바라보는 따뜻하고 존경하는 눈빛들 열심히 그를 따르려 온갖 열정과 노력을 하는 것이 관객에게도 전달되는 보기드믄 무대의 시너지. 봄의 향연을 펼친 그들의 연주는 분명히 새로운 시도였다. 그러나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새로운 봄의 환타지였다. 무대에서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로 록스타 보다도 더 인기와 매력으로 청중을 열광시키던 조슈아는 어디에? 더 매력 있는 큰 음악가가 되었다.
3월생은 아니나 항상 봄의 내음이 나는 작곡가로 브람스를 좋아한다. 봄이 추워서 따뜻한 봄을 그릴 때 브람스의 클라리넷 3중주를 들으면 온기가 도는 내 집에 온 느낌에 평안하고 아늑하다. 자연히 눈이 감기고 의자에 깊숙이 앉게 하는 영혼의 안식을 취하게하는 음악. 꿈을 꾸듯 구름 속을 비행하는 듯 나를 가볍게 한다.
봄의 향기 꽃망울이 하나씩 터지는 것 같아 놀라는 선율과 화음의 부드러운 색깔들이 눈앞에 봄의 그림을 그린다. 3월은 설레는 달이다. 봄여름 가을 겨울을 살짝도 깊게도 느낄 수 있는 묘한 계절의 달이다. 이럴 때 나를 위안해 주기도 기쁨과 희망을 주기도 하는 노래가 있다. 리온코엔의 “할렐루야” 는 가사가 많은 이슈를 가져와 유명하다. ”주님께 영광을” 의 찬양의 할렐루야가 부러지고 망가지고 싸늘하게 배반당하는 할렐루야로 둔갑하는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선 인간의 현실을 절감하는 노래로 만들었다.
시편의 작가 데이빗 왕의 너무도 인간적이고 너무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다채로운 모습을 노래의 가사로 시를 읊는 톤과 절규의 예리한 톤으로 가슴을 적신다. 3월의 마지막을 “할렐루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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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스텔라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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